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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0년, 경남기록물 관리 원년으로! (4) 체계적 관리, 이렇게 하자

‘경남의 모든 것’ 담을 충분한 공간·적절한 인력 필요

  • 기사입력 : 2019-05-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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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남도기록원이 21일 첫돌을 맞았다. 전국 첫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이라는 부담을 안고 첫걸음을 내디딘 지 꼬박 1년이다. 그동안 경남기록원은 기록물의 체계적인 보존 계획을 수립했고, 도민들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한계점도 있었다.

    전국 유일의 지방기록물관리기관으로 개원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큰 관심을 주지 않았고,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으로 좀처럼 보폭을 키우지 못했다. 2주년을 맞는 2020년, 스스로 자부할 만한 경남기록원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남도와 도의회 차원의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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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기록원 문서고./경남기록원/

    ◆‘서울의 모든 것’ 서울기록원= 서울기록원이 지난 15일 개관했다. 지난해 경남기록원 개원 이후 두 번째로 문을 연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이다. 과거 100년간의 기록물, 향후 30년간 생산될 기록물을 수용할 수 있는 130만권 규모로 건립비 498억원은 모두 시비로 마련했다. 예산과 규모 모두 경남기록원의 2배가량이다. 물론 특수성을 갖는 시도의 기록물 관리기관을 시설, 규모 면에서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서울기록원은 수년 전부터 이관받을 문서를 분류해왔고 시민들이 곧바로 기록물을 활용할 수 있게 사전 준비한 것은 경남기록원이 주목해야 하는 점이다. 국비 지원 없이 500억원에 달하는 시비를 충당한 것도 결코 서울시의 재정자립도가 높아서가 아니다. 서울기록원에는 박원순 시장의 기록물을 다루는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첫돌을 맞은 경남기록원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은 1만여권이다. 지난해 개원 후 시범사업으로 시군 기록물을 이관받았지만 도민이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양이다. 향후 시군 기록물을 꾸준히 이관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인력과 예산의 한계로 한 번에 많은 기록물을 이관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2청사 논의 지금부터= 경남기록원은 국가기록원의 자료와 시군 중요 기록물을 모두 수용할 만큼의 규모를 갖추지 못했다. 국비 확보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태생 자체가 기록물의 효율적 관리보다는 남아있는 건물의 활용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옛 경상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서부청사 이전으로 비어 있는 건물의 활용을 고민하던 차에 리모델링을 통해 경남기록원이 개원했다. 전국 최초라는 상징성은 얻었지만, 경남을 대표하는 제대로 된 기록물 관리기관이라는 상징성은 결국 얻지 못했다. 경남기록원의 비전자기록물 수용량은 36만권이다. 국가기록원의 경남 기록물과 시군 중요기록물을 순차적으로 이관받는다면 수년 내 만고에 이른다. 수용량의 한계 탓에 적극적으로 기록물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경남기록원이 곳곳에 흩어진 기록물을 한데 모으고 향후 50년을 내다보기 위해서는 제2청사 건립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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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기록원에 전시된 상징물./박기원 기자/

    일각에서는 잘 보존되고 있는 국가기록원 기록물을 이관받지 않고 시군 기록물만 관리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보존과 활용’이라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기록물 활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제2청사 건립 논의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남도는 지난 2007년 경남기록원의 적정 규모를 200만권 규모로 계획한 바 있다.

    외형 확장과 함께 내실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기록물 폐기와 관련한 도내 기관의 통일된 기준이 없고, 기록물 관리 기관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간·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기록물을 폐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정부 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남겨진 기록은 도민의 증거자료이며 기관의 역사를 나타내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기록물 폐기에는 전문요원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원활한 기록관리 업무를 위해 1인 기록연구사 체제에서 벗어나 기록물 양에 비례하는 적정인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기록연구사들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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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청 기록물 관리 문제도= 경남도교육청과 18개 교육지원청이 보유한 기록물은 최소 3500여권에서 최대 6만6000여권이지만 기록물 다소와 관계없이 기록연구사는 기관마다 1명이다. 각 기관의 문서고는 대부분 만고에 가깝다. 공간 부족으로 지원청으로 넘어오지 못한 학교 단위 기록물도 수백만권에 이른다. 지원청 기록연구사들은 기록물과 관계없는 업무를 병행하는 것과 빈번한 인사이동을 교육청 기록관리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도교육감이 인사권을 가진 교육청·교육지원청 기록연구사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단위로 인사이동을 한다. 이 때문에 기관의 기록물 관리 업무를 파악하기 어렵고 전문적, 지속적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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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에는 현재 교육청기록물관리기관이 없어 관련 법상 각 교육청과 지원청에 보관 중인 기록물은 원칙적으로 경남기록원으로 이관해야 한다. 교육청 기록연구사들 사이에서는 1인 기록관 체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통합 기록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 역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 국비 지원 필요”= 지난 2007년 지방기록물관리기관 설립이 의무화됐지만 15개 시·도는 기록원을 세우지 않고 있다. 기록물 지방자치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수백억원의 예산이 문제다. 갈 곳 잃은 시군구 단위 기록물들은 열악한 문서고에 쌓여간다. 최근 전라북도의회에서 지방기록물관리기관 건립 비용과 운영비 일부를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공공기록물 관리법에는 ‘국가는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의 설치·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기록물 관리 업무는 2007년 이후 정부에서 지방으로 위임됐지만 관련 지원은 전무하다. 국가기록원은 10년 넘게 기획재정부의 지원 결정만 기다리고 있지만, 기재부는 기록원 설립·운영은 지방 사무라는 이유로 국비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 소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기록관리혁신전문위원으로 활동한 이종흡 경남대 역사학과 교수는 경남기록원 혁신을 위한 우선 과제로 위원회 구성을 꼽았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남기록원이 의미 있는 첫발을 뗐지만 중요 기룩물들을 관리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은 다소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남기록원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도지사가 주도하고 각 기록물 관리 기관장과 전문가가 참여해 주요 안건을 자문, 의결하는 기록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산 지원과 관련해서는 “‘경남기록원의 기록은 결국 도민의 기록’이라는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기록원 건립과 운영 예산은 뒤따라오기 마련이며 기관장들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기록물의 생산과 등록, 이용이라는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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