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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위해 10년을 애지중지… 따오기 살 땅 늘려가야”

방사 주역 이성봉 팀장·김성진 박사
“중국 기술 전수 받으려 많은 노력
자부심보다는 생존 걱정이 앞서”

  • 기사입력 : 2019-05-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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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오기 야생방사를 하기까지는 10년 세월을 애지중지 키워온 창녕군 우포따오기사업소 이성봉 팀장과 김성진 박사의 공이 크다.

    이들은 따오기 야생방사를 하면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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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도 복원에 10년, 방사와 자연적응에 10년이 걸렸고, 생존확률이 4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날려 보낸 따오기를 선별하는데도 공을 들였다. 성비를 기준으로 수컷 대 암컷을 3대 1, 성조와 유조 2대 1 정도 비율로 했으며 수컷이 암컷보다 안정적 경향을 보여 수컷을 더 많이 넣어 야생에 무난하게 잘 정착하게 했다.

    이들은 명절·휴일도 없을 정도로 집에도 못가고 합숙을 한 적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 초비상사태에 들어갔다. 위기도 많았다. 2010년께 따오기가 횃대에 올라가지 않으면 죽는데 며칠 동안 암컷이 죽음 직전까지 가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집에도 못 가고 안고 살다시피 해서 2주 만에 살아났다. 암컷이 죽는 순간 따오기 복원도 끝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한 쌍으로 시작해 10년이 지난 지금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는 300여 마리의 따오기가 살고 있다. 따오기를 우포늪에서 복원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2005년 김수일 교수가 우포늪도 습지인데 물새를 복원해보자고 제안했던 게 시작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황새를 복원할까 고민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어서 따오기로 정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중국 사람들이 아예 만나주지도 않았지만 창녕군의 의지와 노력으로 1쌍 먹이값 2만위안 정도를 매년 주기로 하고 기증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만나 실제 기증이 성사됐다.

    들여오기는 했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키울지 막막했다. 한 쌍으로 시작해 무모한 도전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회의를 했는데 경남도와 창녕군이 키우고, 외교부가 들여오는 과정을 맡고, 문화재청이 먹이값을 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초창기 중국서 온 기술자 2명이 있었지만, 세부적인 것은 모르거나 잘 알려주지 않았다. 핵심기술은 전수를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고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성봉 팀장은 “방사한 뒤 얼마나 살아남을지 자부심보다 걱정이 앞선다”며 “실제 천적보다는 인간이 더 걱정이다”고 밝혔다.

    김성진 박사는 “따오기 복원이 곧 생태계 복원의 시작이다”며 “따오기가 살 수 있는 땅을 늘려가는 것은 결국 사람과 환경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고비룡기자 gob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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