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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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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장 문 열자 10여 마리 우포늪 향해 날갯짓

탐방객, 환호·응원 담은 박수
사람 몰리자 방사장 안 맴돌아
복원센터 “내일 다시 방사 유도”

  • 기사입력 : 2019-05-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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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 하늘에 햇살을 머금은 하얀 따오기들의 모습은 황홀했다. 비록 10여 마리의 작은 수였지만 감동의 순간이었다.

    야생방사장에 갇혀 있던 따오기들은 문이 열리자 일순간 날개를 펄럭이며 창녕 우포늪을 향해 힘차게 날아갔고, 탐방객들은 환호와 함께 따오기들이 자연에 잘 적응하며 살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응원의 박수를 곳곳에서 보냈다.

    40년 전 한반도서 사라진 따오기(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천연기념물 제198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22일 오후 4시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날아오르는 따오기, 살아 숨쉬는 생태계’를 주제로 따오기 야생 방사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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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창녕군 우포늪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한정우 창녕군수,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따오기의 먹이인 미꾸라지를 방사하고 있다./경남도/

    이날 연방사 방식으로 진행된 야생방사에서 모두 40마리의 따오기들을 자연으로 날려 보낼 예정이었지만 1차로 10여 마리의 따오기만 자연으로 돌아갔다.

    행사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놀란 따오기들이 야생방사장 안을 맴돌자 복원센터 측이 문을 닫아 버렸다.

    복원센터 김성진 박사는 “오늘은 따오기들이 놀라 더 이상 방사가 힘들 것 같다. 내일 다시 방사장을 개방해 따오기들이 날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최측의 행사진행 미숙으로 인해 사진·방송카메라 기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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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에서 방사된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경남도/

    따오기복원센터는 “따오기 야생 방사에 앞서 3개월가량 비행훈련, 대인·대물 적응훈련, 먹이섭취 훈련을 실시했으며, 특히 따오기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중국과 일본에서 시도하지 않은 ‘울음소리 적응 훈련’을 가졌지만 야생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방사장 문을 상시 열어둘 것이다”고 했다.

    이날 방사된 따오기에는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부착해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경남도와 창녕군, 환경부 등은 따오기 복원을 위해 2008년 5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기증을 약속한 따오기 한 쌍을 같은 해 10월 들여와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으로부터 수컷 두 마리를 추가 기증받아 10여년의 복원·증식 노력 끝에 현재 363마리까지 증식했다.

    따오기 야생방사에 앞서 인근 창녕 우포늪생태관 일원에서 열린 ‘2019 세계 동물 다양성의 날·세계 습지의 날’ 기념행사에서 김경수 도지사는 “따오기가 복원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일본 등 이웃국가들의 도움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따오기 방사로 한·중·일이 역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세계 속에 동북아로 화합해 나가는 화합의 상징으로 따오기가 커 나가기를 기대한다. 또한 북한에서도 따오기 복원 사업이 이뤄져 한반도를 넘나드는 한반도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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