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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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자 ‘출발 전 음주측정’ 관리 ‘펑크’

운행 전 측정 의무에 형식적 진행
대부분 첫차·오전 출근 때만 검사
출근 후 음주 땐 확인 방법 없어

  • 기사입력 : 2019-05-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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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회사가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행 전 음주측정을 해야 하지만, 음주측정 관리가 형식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이 아니라 기사들이 출근하는 시점에 맞춰 검사를 진행해 출근 이후 운전자가 근무 중 술을 마셔도 적발되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1시께 창원시외버스터미널, 출발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르는 기사들은 사전에 별도의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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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한 시외버스터미널 내 여객운수업체 사무실에 버스기사들의 음주를 측정하는 기계가 설치돼 있다./조고운 기자/

    버스기사 A씨는 “오전에 출근하면서 사무실에서 음주측정을 했다”며 “운전할 때마다 측정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김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버스기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날 만난 버스기사 B씨는 “보통 그날 첫차나 네 번째 차량 정도는 운행 직전에 체크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측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에 따르면 버스나 택시 등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의 ‘운행 전’ 반드시 호흡방식으로 음주 여부를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 확인한 결과 운수종사자가 음주로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해당 운수종사자가 차량을 운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날 터미널에서 만난 대부분 관계자들에 따르면 버스기사들이 출근하면서 사무실에서 음주측정을 하며 기록을 하고 있지만, 버스를 운행하기 직전에 버스기사의 음주를 측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법 시행령에 측정시점을 ‘운행 직전’이나 ‘10분 전’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새벽 거제에서 음주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와 같이 심야버스 운전자의 경우 통상 오후 6시께 출근하기 때문에 출근 후 저녁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운전을 하더라도 이를 단속하거나 제재할 시스템이 없다.

    이날 만난 모 버스회사 관계자는 “전날 마신 술이 다음 날 오전까지 남아 있을 경우에 대비해 오전 중에는 수시로 음주 여부를 측정하는 편이지만 오후에는 수시로 하지 않는다”며 “버스기사들은 대부분 프로 직업인이기 때문에 신뢰하기도 하고, 이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측정 방식으로는 출근 후 음주를 할 경우 음주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다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남교통공단 경남본부 관계자는 “운행 전에 음주측정을 해야 하며 기록하는 것이 의무이며, 도와 함께 정기적으로 버스회사에 나가서 교육과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다만 운행 직전 어떤 시점에 검사를 해야 한다는 지침이 없기 때문에 회사별로 다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남도에서는 최근 3년간 버스·택시 운전자의 음주교통사고가 총 16건 발생했으며, 49명의 사상자가 났다. 그중 2명은 사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7건(14명 사상), 2017년 5건(26명 사상), 2018년 5건(8명 사상)으로 나타났다.

    조고운·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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