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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이제 인공지능으로 쓰리고(3GO) 하자- 안병규(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19-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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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창원광장 인근 중앙대로변에서 통화를 하고 있던 20대 여성이 갑자기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으로 헐레벌떡 뛰어들어 왔다. 누군가 전화를 걸어와 저축은행을 통해 대출받은 500만원을 상환하면 1800만원을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해 500만원을 송금했다는 것이다. 송금하고 보니 불안감이 밀려와 마침 금융감독원 경남지원 간판을 보고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었다. 지원에서는 여성의 설명을 듣기도 전에 보이스피싱 피해임을 간파하고 은행에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다행히도 보이스피싱 일당이 돈을 인출하기 전이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2018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약 44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매일 134명의 피해자와 12억원의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가히 범죄산업 수준이다. 특히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 대출로 유혹하여 금전을 편취하는 대출빙자형 사기가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조선업 불황 및 자동차부품산업 침제 등으로 지역경기가 좋지 않은 경남지역에서도 이러한 피해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

    국민 누구나 ‘보이스피싱’을 들어 본 적이 있을 텐데 왜 피해는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는 것일까? 이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구체적인 사기수법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9월 금융감독원이 조사(대학생 대상 ‘보이스피싱에 대한 인식도’)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생 중 35%는 ‘검찰, 금융감독원은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 준다’, 16%는 ‘금융회사는 대출처리 비용 등을 이유로 선 입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1사1교 결연 등을 통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금융취약계층인 군장병, 구직자,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및 예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 중이다.

    경남지원은 작년에 총 101회, 2만5622명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하였다. 이와 함께 국민들이 쉽게 보이스피싱 대응방법을 기억할 수 있도록 ‘쓰리고(3GO)’ 캠페인 등 홍보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쓰리고(3GO)는 모르는 전화가 오면 보이스피싱 ‘의심하GO’, 주저없이 ‘전화끊GO’, 해당기관에 ‘확인하GO’를 뜻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과 홍보만으로는 심리적 불안을 교묘하게 이용하거나 ‘전화가로채기 앱’ 등 악성프로그램을 활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보이스피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첨단기술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금융권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현재 기업은행에서 시범실시 중이다. 스마트 폰에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을 설치하면 단어, 문맥 등 통화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경고음성 등이 나와 우선 전화를 끊게 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쓰리고(3GO)가 가능해진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금융감독당국의 지원 속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이 핀테크 생태계에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다면 금융범죄 집단과의 싸움에서 게임체인저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안병규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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