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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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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사이영상- 서영훈(문화체육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06-03 20: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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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89년 스물두 살의 청년 덴튼 트루 영이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팀인 오하이오 캔턴에 입단했다. 오하이오 출신의 이 시골뜨기는 당시 얼마나 빠른 공을 던졌던지 그의 공을 받아 본 포수는 사이클론과 같은 엄청난 속도의 공을 뿌린다는 뜻에서 그에게 사이클론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후 기자들이 그의 이름을 사이(Cy)로 줄여 불렀다는 설과 당시 시골뜨기에게 주로 붙이던 별명이 그대로 붙었다는 설도 있지만, 덴튼 트루 영의 일생 동안 사이는 그의 애칭이 되었다.

    ▼덴튼 트루 영, 즉 사이 영은 이듬해 메이저리그인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에 입단한다. 사이는 그해 8월 데뷔전 직전 큰 몸집과 어설프게 보이는 복장 때문에 관중들로부터 비웃음을 받았지만, 빼어난 피칭으로 경기를 끝낸 후에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다음해부터 14년간 매년 20승 이상을 거둔 사이는 1897년 첫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1904년에는 퍼펙트게임을 수립했다. 마흔한 살의 나이에 세 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한 그는 1911년 은퇴했고 193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2년간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며 511승을 거두며 불멸의 기록을 남긴 그의 이름을 따서 사이영상이 제정돼 1957년부터 수여되고 있다. 초기 미국프로야구 전체에서 단 한 명만 선정해 시상했지만 1967년부터는 매년 각 리그에서 한 명씩, 모두 두 명을 선정해서 시상하고 있다. 사이영상 수상자는 미국야구기자협회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로저 클레멘스는 일곱 번에 걸쳐 이 상을 받아 최다 수상자가 됐다.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늘면서 사이영상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있다. 특히 LA 다저스의 에이스 류현진에 대한 기대감이 자못 크다. 류현진은 지난달에만 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도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인 1.48을 기록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그의 등판에 많은 한국팬들이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사이영상을 받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그를 응원할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라 여겨진다.

    서영훈 문화체육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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