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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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윤차원 한울타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편견 울타리’ 걷어내고 ‘자활 울타리’ 세웁니다

  • 기사입력 : 2019-06-06 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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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임세원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정신장애인에 의해 살해됐다. 재판부는 가해자 박모(31)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지만, “살인범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혐오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차원 한울타리장애인자활복제센터 소장.
    윤차원 한울타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조현병 등 정신장애를 앓는 사람들에 의한 강력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경남에서 정신장애인의 권익과 지원책을 주제로 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정신장애인이 겪는 다양한 문제와 지원책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다. 간담회가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주와 마산에서 정신장애인이 연루된 강력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신장애인에 의한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정신장애인의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신장애인에 의한 사고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들의 권익과 근본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써 오던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한 사람인 윤차원 (51) 한울타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

    윤 소장은 24시간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지체장애 1급이며, 장애 유형은 소아마비다. 요즘은 소아마비가 많이 사라졌지만 윤 소장이 어릴 때는 예방접종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돌을 3일 앞두고 열이 오르면서 전신 소아마비를 겪었는데 다리와 팔에 마비가 오는 중증 장애를 앓아왔다”고 말했다.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살아온 과정을 잘 모르실 것이다.”

    그는 지금 국가가 펼지고 있는 자립생활 정책은 그때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12세까지 앉지도 못하는 처지였다. 그런데 13세 무렵에 기적적으로 걷기 시작했다고 어머니께 들었다. 13세에 초등학교에 겨우 입학했고 이후 진학을 하고 싶었으나 재활시설에 입소를 하게 됐다. 당시 도장을 파는 기술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20살이던 1987년 거제에서 도장을 만드는 가게를 시작해 10년 가까이 운영해왔다. 그 당시에만 해도 장애인들의 삶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고. 그런데 2000년대 초에 PC가 보급되면서 도장도 자동으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그때 당시에는 도장을 만드는 사업을 하려면 관할 경찰서의 허락을 받았다. 위조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져 다음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자립생활센터 관련 일을 하기 시작했고,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울타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열다

    초기에는 작은 규모의 자조모임으로 시작을 했다. 이후 적극적인 활동과 주변의 관심으로 지금에 이르렀다고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다른 일반적인 자활센터는 상위 조직과 하위조직 등 연대 체계가 구성돼 있지만 한울타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로 인해 이 지역에서 관련 정책 등을 제안하거나 사업을 할 때 눈치를 볼 이유가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논의하고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다.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자 할 때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상위 기관 등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렇다고 제가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족이나 형제들은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장애를 안고 있어 “네가 해봐야 뭘 하겠는가”라는 편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어머니도 항상 나에 대해 걱정을 하셨지만 이제는 가정도 꾸리고 자식도 낳아 키우고 있으니 한시름 덜었다고 한다. 형과도 서로 많이 싸우고 의견 충돌이 잦았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표현은 안 하지만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응원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들의 권익과 자존감 회복 중요

    그는 10년 넘게 이 일을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다고 했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30대 후반에 시설에 보내질 뻔했다. 당시 ‘체험홈’이라고 있었는데 그를 설득해 6개월 정도 같이 생활을 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든지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것을 교육하니 그 친구가 아주 좋아했다. 그런데 가족들이 다시 시설에 보내려고 하기에 본인의 의사를 들어보자고 설득해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자립을 시킨 적이 있다. 장애인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다

    그는 장애인의 삶에 가장 핵심은 소득 향상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연금 같은 지원 가지고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할 일 없이 수급비만 가지고 생활을 연연하는 것,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또 “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같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도 있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런 기회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며 질적인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당사자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을 해서 맞춰갈 수 있도록 돼 있다.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그는 최근 정신장애인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신장애인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타 지역의 관련 센터에서 3~4년 전부터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업을 시작해오면서부터다.

    “정신장애인들은 절대적으로 그들의 권익을 대변하거나 지원해주는 조직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며 “그래서 경남에서도 관심을 갖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간담회를 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관심을 받아 놀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신장애에 대해 연구를 하시는 김문근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최근 토론회 발표내용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경남이 정신장애인 관련한 보건의료 수준이 전국에서 꼴찌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경남도가 심각성을 가지지 않고 있어 결국은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한마디로 예견된 인재다’라고 주장했다. ”

    그는 경남도에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그것보다는 지역사회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대립관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구호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가도 무한한 책임이 있지만 국가와 같이 서로 연계하고 소통하면서 우리도 공조직으로서 당사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을 하려고 한다.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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