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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의원의 쪽박 깨기- 정오복(사천·고성본부장 부국장)

  • 기사입력 : 2019-06-09 20: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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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머- 어떤 직업이 가장 긴 역사를 가졌는가를 놓고 세 사람이 논쟁을 벌였다. 먼저 의사가 “성경에 보면 아담의 늑골로 이브를 만들었다고 돼 있다. 이것을 볼 때 의사라는 직업이 제일 오래된 직업임이 틀림없다.” 이 말에 건설업자는 “천만의 말씀. 성경에 혼란 상태의 천지를 엿새 만에 바로잡았다고 돼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건설업자들이 한 일이다”고 반박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치가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건 그래. 그런데 그 혼란을 누가 만들었겠니?”라고 말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 3월 여상규 국회의원이 하이화력발전소 우회도로 건설 촉구 범시민결의대회에 느닷없이 나타났을 때 이미 이런 사달이 날 줄 알았다.

    1000여 시민들의 분노에 찬물을 끼얹으며 내민 소위 합의서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고성그린파워(GGP)에게 찬스권이 되고 말았다. 예상한대로 2개월 동안 시민들의 입과 발을 묶어버렸고, GGP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불가역적 상황’을 보장해줬다. GGP는 이 틈을 타 대형 건설자재를 반입해야 하는 외형 공사를 모두 끝냈다. 이제 사천시나 시민들이 GGP를 제재하거나 압박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협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렸다. 이쯤 되니 여 의원에게 ‘엑스맨’(남모르게 일이나 게임 등을 망치게 하는 요소를 제공하는 사람)이란 원망마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 의원은 “사천시가 질질 끌려온 것은 (애초) 합의서를 안 썼기 때문 아닙니까. 그래서 (지난 3월) 합의서를 도출해냈습니다”라고 변명했다. 이어 “이제 어쩔 도리 없이 협상은 사천시가 주관하도록 하겠습니다”며 발을 빼겠다고 덧붙였다. 대신 “한전 사장, 남동발전 사장을 국회 법사위원장실로 불러서 압력을 넣겠습니다”고 힘을 과시했다.

    법사위원장의 권위와 권한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것도 기자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이 적절한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다소 과장했다고 이해하더라도, 그러면 “지난 2개월 동안 뭐하고 계시다 이 지경이 되고서야 뒷북 치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는 옛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사족-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관(정치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공·염(公·廉)을 꼽았다. 공은 공정 또는 공평을, 염은 청렴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대를 초월해 높은 규범적 가치를 지닌다. 특히 그는 6가지 염(六廉)을 행동으로 실천하기를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인이 되기 위해선 거짓말 능력은 기본이고, 염(廉)치를 먼저 떼어내어야만 하는 모양이다.

    정오복(사천·고성본부장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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