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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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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아르테 재즈나이트’를 가다

여기, 재즈가 맛있다
통영국제음악당 레스토랑서 식사하며 즐기는 공연
마누엘 바이얀드 콰르텟, 리드미컬한 선율 선사해

  • 기사입력 : 2019-06-10 08: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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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일 오후 통영국제음악당 레스토랑에서 열린 아르테 재즈나이트에서 마누엘 바이얀드 콰르텟이 연주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통영국제음악당 레스토랑에서 열린 아르테 재즈나이트에서 마누엘 바이얀드 콰르텟이 연주를 하고 있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지난 7일 통영국제음악당은 영화 ‘라라랜드’의 무대가 됐다. 원래 라라랜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별칭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환상의 세계로 갈 때 ‘재즈’를 매개체로 꿈을 좇는다.

    왜 재즈를 활용했을까. 재즈는 연주자의 감각과 즉흥적인 표현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르다. 그래서 레코딩 음반보다 라이브 공연이 더 인기다. 정신없이 달려온 금요일, 우리를 라라랜드로 인도해줄 통영의 ‘아르테 재즈나이트’를 찾았다.

    43회를 맞은 아르테 재즈나이트의 시작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 공연이나 기획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음악당 내 레스토랑 ‘뜨라또리아 델 아르테’에서 매달 1회 마련된다. 클래식 전용홀이 있는 음악당 레스토랑에서 재즈 공연을 연다니, 계기가 궁금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명료하게 답했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콘텐츠로 재즈가 필요했다.

    재즈나이트서 먹을 수 있는 피자세트.
    재즈나이트서 먹을 수 있는 피자세트.

    처음엔 녹록하지 않았다. 빅클럽들이 있는 서울이나 부산, 대구와 달리 통영에서는 재즈가 다소 생소했다. 경남 유일의 라이브 재즈클럽 ‘뭉크’도 재정 악화로 2016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재단은 꾸준히 무대에 아티스트를 세웠다.

    출연 뮤지션도 쟁쟁하다. 주로 서울 빅클럽이나 대중매체에 나오는 이들을 초대한다. 최근 인기공연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아티스트들이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이날 공연에서는 독일 출신 드러머 마누엘 바이얀드가 주축이 된 마누엘 바이얀드 콰르텟이 무대에 올랐다. 신명섭(색소폰), 폴 커비(피아노), 김대호(베이스) 연주자들이 눈짓을 주고받더니 연주를 시작했다. 한국에 온 지 6년 됐다는 마누엘 바이얀드는 유창한 한국말로 음악 동반자들과 곡 소개를 해 눈길을 끌었다. 2시간 동안 이들은 ‘하드밥재즈’를 주제로 리드미컬한 선율을 선사했다.

    친구와 부부, 커플, 가족 등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찾았다. 처음엔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공연을 관람하던 이들은 이내 발로 박자를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을 즐겼다. 통영에 사는 이여진(31)씨는 “자주 오고 싶은데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잘 없다”며 “공연을 보니 힐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에서 온 김득수(37)씨는 “4, 5월에 통영에 공연을 보러왔다가 재즈나이트를 알게 됐다”며 “뮤지션들이 수준이 높아서 공연에 만족한다”고 평했다.

    이곳에서는 스낵세트, 피자세트, 스테이크세트 등을 먹으며 재즈공연을 볼 수 있다. 가격도 입장료 없이 2~4만원대(2인 세트)로 합리적이다.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획팀 이소엽 대리는 “수익은 거의 없지만 지역에서 이런 형태의 공연을 주기적으로 꾸리는 것도 재단의 역할이다”며 “처음엔 관객이 적어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거의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연주자들은 “유명 클럽보다 객석의 분위기나 집중도가 좋아 감명 깊은 무대였다”며 “기분 좋고 행복하게 연주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 달엔 재즈나이트 대신 ‘재즈웨이브’가 기다리고 있다. 7월 25~28일 통영국제음악당 야외테라스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무더운 여름 밤 감미로운 재즈 선율과 시원한 생맥주, 맛있는 안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샘 딜런과 조슈아 브루노 퀸텟이 무대에 선다. 공연은 무료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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