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열린포럼] 해외로 뻗어 가는 디카시- 이상옥(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 기사입력 : 2019-06-10 20:25:01
  •   

  • 오는 6월 22일(토) 오픈하는 제12회 경남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차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지난 6월 4일 치러진 2019학년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시험에 공광규 시인의 디카시 〈수련잎 초등학생〉이 소개되며 디카시의 개념과 특성, 그리고 창작과정에 대한 장문의 지문 제시와 함께 세 문항이 출제된 것이다.

    2004년 경남 고성에서 지역 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가 2016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새로운 문학 용어로 등재되고, 2018학년도 검정 미래엔 중학교 국어교과서 및 천재교육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 〈봄〉이 수록되고, 이어 2019년 개정판 창비 고등학교 교과서 언어와 매체에 윤예진의 디카시 〈기다림〉이 수록되고서 전국단위 국어시험에 디카시가 출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카시의 약진은 SNS라는 새로운 소통 환경의 도래에 기인한다. 4차 산업혁명의 전개에 따라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뿐만 아니라 현실과 가상현실과의 경계도 넘어서며, 융복합의 초연결사회로 급속하게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영상과 문자의 융복합 멀티 언어가 일상어가 됐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 디카시가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해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라고 기술된 것에서 보듯, 세계 최고의 IT기반을 먼저 구축한 한국에서 보고 찍고 써서 SNS로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된 온라인 현실에서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양식으로서 세계적 보편성을 지닌 디카시를 선점하게 된 것이다.

    디카시는 유수의 시인들이 참여하는 1급 시운동을 지향하면서도 소통을 위한 생활문학으로서의 대중성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디카시공모전이 다수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부산환경공단과 부산은행, 한국디카시연구소 공동 주관의 제1회 ECO부산 디카시공모전과 아울러 제2회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이 열렸다. 전자는 부산 환경을 테마로 해 부산지역의 아름다움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공익성의 공모전이었고 후자는 지역과 인종을 넘어 세계인 누구나 자유롭게 응모하는 개방형의 공모전이었다.

    또 중국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2회 중국대학생 디카시공모전도 열렸다. 올 하반기에는 하동의 제6회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양평의 제3회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보은의 제2회 오장환 디카시신인문학상공모전도 남아 있다.

    이 같은 디카시 열풍은 한국을 넘어 해외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카코에도 디카시연구회가 구성되어 디카시 창작활동을 하고 중국에서도 위챗의 췬(그룹)을 중심으로 디카시 창작 붐이 일고 인도네시아 대학에서도 디카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제12회 경남고성 국제디카시페스티벌에서는 한미중 디카시작가교류전, 한중인도네시아대학생 디카시교류전, 중국대학생 디카시공모전수상작디카시전을 비롯 다양한 글로벌 디카시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해부터 언론에서도 ‘해외로 뻗어가는 문학 한류 ‘디카詩’(매일경제) 같은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CNN이 ‘21세기 비틀스’라고 보도한 BTS가 한국어로 된 노랫말로 세계인들을 열광케 하며 문화대국 코리아를 빛나게 하는 것처럼 IT강국 한국에서 태동한 세계적 보편성을 지닌 디카시도 새로운 시의 글로벌 양식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옥 (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