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의료칼럼- 일사병보다 무서운 열사병

  • 기사입력 : 2019-06-24 08:26:28
  •   
  • 이창민(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내과 교수)
    이창민(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내과 교수)

    6월부터 더위가 찾아오고 다가오는 7월부터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작년 폭염일수는 평년보다 3배 높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무더위를 앞두고 폭염에 대해 빈틈없는 대비가 필요하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말 그대로 더위와 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사병,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몸은 고온에 오래 노출돼 체온이 상승하면 뇌로부터 체온을 조절하려는 일련의 과정이 일어난다. 신체 끝 부분의 혈액량을 늘려 열기를 발산하고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을 잃게 된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심한 갈증과 무기력, 어지럼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고 일사병, 열사병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일사병은 체온이 37~40도까지 오르고 어지럼증과 정신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발현되지만 의식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며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시는 등으로 비교적 쉽게 회복될 수 있지만 열사병의 경우는 다르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아 높아지는 체온을 발산하지 못한 채 40도를 넘어서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정신이 혼란한 상태와 말이 어눌해지거나 호흡곤란, 전신 발작, 경련, 의식불명에 이르게 된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데, 급성신부전, 간기능부전 등을 야기하며 혼수상태에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사병은 태양 아래 장시간 노출돼 있을 경우 발생하지만 열사병의 경우는 밀폐되고 온도가 높은 공간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요즘은 산업안전보건법 등으로 인해 시설인가를 받은 작업장 등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시골 어르신들에게서 안타까운 사례들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열기가 올라가는 비닐하우스, 사육장이나 헛간 등에서 일하다 의식을 잃거나 더운 여름철 전기세를 아낀다며 냉방기기를 가동하지 않고 잠을 청하다 의식을 잃고 장시간 방치되다 숨지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한다.

    열사병 증상이 나타날 땐 즉시 시원한 곳에서 무조건 체온을 낮춰야 한다. 땀이 안 나는데 온몸이 뜨거운 사람은 열사병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이런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발견했을 땐 차가운 물을 몸에 붓는다시피 해서 체온을 낮춰줘야 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는 절대로 물이나 음식을 억지로 먹이지 말아야 한다. 열사병은 일정기간 전문의의 관찰이 필요한 질환이므로 의식의 유무와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날 경우는 119에 도움을 요청해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로 내원해야 한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일하는 것을 삼가고 시원한 물과 적절한 냉방기기를 가동해 덥지 않은 환경을 갖춰야 한다. 여의치 않으면 1시간에 한 번씩은 시원한 곳을 찾아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의 마지막, 건강한 여름나기로 더위를 물리치길 바란다.

    이창민(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내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