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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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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91) - 닮은꼴, 늘인그림, 줄인그림, 짝진변, 짝진각

  • 기사입력 : 2019-06-25 08: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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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셈본 6-1’의 42쪽, 4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2쪽 첫째 줄에 ‘닮은꼴’이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도형의 닮음’이라고 하기 때문에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닮다’라는 말을 나날살이에서 많이 쓰고 처음 보더라도 생김새가 닮은 것을 말하는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도형’을 옛날 배움책에서 ‘그림꼴’이라고 했다는 것을 보여 드린 적이 있어서 ‘닮은꼴’이라는 말을 보신 분들은 낯설지 않은 말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림꼴’이라는 말을 두루 썼던 옛날 배움책에서는 ‘닮은꼴’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도형’이라는 말을 쓰게 되니 이 말도 ‘도형의 닮음’이라는 말로 바뀌었음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을 쓰는 것이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 좀 더 깊이 따져 보는 것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다섯째 줄에 나오는 ‘견주어 보자’도 앞서 말씀을 드린 말인데 반갑게만 여겨지지 않습니다. 왜, 언제부터 ‘비교해 보자’로 바뀌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걸 밝혀 보는 것도 뜻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3쪽에는 반가운 말들이 여럿 있습니다. 먼저 여덟째 줄에 요즘 교과서에서는 ‘배’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갑절’이 나와 반가웠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서 나오는 ‘늘인그림’과 이어서 나오는 ‘줄인그림’은 저도 처음 보는 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앞서 옛날 배움책에서 ‘전개도’를 ‘펼친그림’이라고 했다는 것을 보여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말과 짜임이 같기 때문에 무슨 뜻인지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요즘 흔히 쓰는 ‘확대도’, ‘축소도’보다 훨씬 쉬운 말이라는 것에도 생각을 같이하실 분들이 많을 거라 믿습니다.

    열한째 줄과 열둘째 줄에 이어 나오는 ‘짝진 변’과 ‘짝진 각’도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말입니다. ‘대응변’, ‘대응각’이라는 말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제가 이 말을 갈음할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미처 생각하지는 못했거든요. 우리가 ‘짝’이라는 말을 나날살이에서 자주 쓰기 때문에 알맞은 말이면서도 쉽게 뜻을 알 수 있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서 썼던 쉬운 말을 아이들에게 얼른 알려 주는 일에도 힘을 써야겠지만 그런 말을 바탕으로 이제까지 바꾸지 못한 말들을 쉬운 말로 바꾸는 일에도 마음을 모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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