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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신공항 명칭의 함의(含意)- 허승도(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9-06-25 20: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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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문제를 국무총리실에서 재검증하기로 하자 영남권에서 지역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3년 전 박근혜 정부가 결정한 국책사업을 백지화하고 가덕도를 신공항 후보지로 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공항의 명칭을 놓고 경남·부산·울산 광역단체장들은 ‘동남권신공항’, 대구·경북지역 정치권에서는 ‘영남권신공항’이라고 하고 있다. 그동안 신공항의 명칭은 지역과 정권에 따라 달랐다. 신공항 명칭에 어떤 함의(含意)가 있을까?

    ▼1990년대 정부와 부산시가 신공항 후보지를 검토할 때 공항의 명칭은 ‘부산신공항’이었다. 당시 후보지로 가덕도, 창원 대산, 부산 명지 등 3곳이었고 부산시가 가덕도를 선호했지만 정부는 창원 대산을 후보지로 잠정 확정했었다. 그러나 대구공항이 국제공항이 되고 울산에도 공항이 있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이후 노무현 정권이 신공항 추진에 불을 지피고, 이명박 정권이 제2의 허브공항을 동남권에 신설하겠다며 국책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입지 갈등이 시작됐다.

    ▼정권에 따라 신공항 명칭은 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건설교통부에서는 ‘동남권신공항’이라고 명명했고 이명박 정부 국토부가 1차 용역을 실시할 때도 동남권신공항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용역 후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 자체를 백지화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토부가 2차 용역을 발주하면서 ‘영남권신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다시 동남권신공항으로 부르고 있다.

    ▼가덕도와 밀양을 놓고 지역 갈등이 첨예할 때 가덕도를 선호하는 부산은 ‘동남권신공항’, 밀양을 선호한 경남·울산·경북·대구는 ‘영남권신공항’으로 불렀다. ‘동남권신공항=가덕도’, ‘영남권신공항=밀양’ 등식이 성립된 것이다. 이 등식에 따르면 동남권신공항으로 명칭이 바뀌었다는 것은 가덕도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는 뜻으로 읽힌다. 부산시가 당초 명명한 ‘부산신공항’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허승도(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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