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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꼰대와 멘토- 전찬열(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 기사입력 : 2019-06-25 20: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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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사상 첫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국가대표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원팀을 강조하며 선수들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상대에 따라 적재적소의 선수를 기용하는 전술변화를 통해 제갈용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노트를 나누어주며 선수 눈높이에 맞춰 작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얻어내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우리 때는 말이야’라며 무조건 지시하는 꼰대가 아니라 선수들과 소통하는 멘토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 또는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꼰대의 어원에 대해서 첫 번째는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가 어원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이라는 의미에서 ‘꼰데기’라고 부르다 ‘꼰대’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프랑스어로 백작을 콩테(Comte)라고 하는데, 이를 일본식으로 부르면서 ‘꼰대’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이완용 등 친일파들은 백작, 자작과 같은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스스로를 ‘콩테’라 불렀는데, 이를 비웃는 사람들이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라 불렀다고 한다.

    꼰대의 육하원칙으로 내가 누군지 알아(who), 너희가 뭘 안다고(what), 어른에게 어딜 감히(where), 내가 왕년에(when), 어떻게 나한테(how), 내가 그걸 왜(why) 등이 있다. 꼰대 방지 5계명도 있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말하지 않고 듣고 답하지 말고 물어라. 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성취다.

    꼰대와 달리 존경받는 스승을 멘토라고 한다. 멘토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Mentor)에서 유래하였다. 멘토르는 친구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에 출정하여 20년이 되도록 귀향하지 않는 동안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돌보며 훌륭히 가르쳐서 멘토라는 이름이 ‘현명하고 성실한 조언자’ 또는 ‘스승’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흔히 리더라고 하면 목표를 향해 부하들을 지시하고 감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진정한 리더는 봉사와 헌신으로 도와주는 사람이다. 지배하고 군림하면 꼰대가 되지만 섬기고 봉사하면 멘토가 된다.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젊은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어른들 시각에서 젊은이들은 분명 다방면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성세대들이 행하고 있는 모든 것이 정답일 수는 없고 무조건 효율적이라고 결론지을 수도 없다. 또한 젊은이들도 기성세대를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경험과 지식에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

    세상에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 수가 없고 세대 갈등 외에도 다양한 갈등이 있지만 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발전적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가슴을 쥐어짜는 한이 서린 노래를 젊은 세대가 이해하기 힘들 듯이 심장 박동보다 빠른 노래를 어른들이 소화하기 어렵다. 노래가 아니더라도 책이나 영화 또는 여행을 통해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급속하게 변해 가는 현대사회에서 같은 세대의 타인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더구나 다른 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지고 상호 서로를 바라보아야 한다. 기성세대도 과거 젊은 시절의 미숙한 경험과 실수를 생각하여 젊은이를 배려하고 젊은이도 더 어린 세대에게서 꼰대가 되지 않도록 후배를 두려워하는 후생가외(後生可畏)의 자세가 요구된다.

    전찬열(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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