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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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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그림책이 당신을…- 성복선(경남도교육청 정책기획관 장학사)

  • 기사입력 : 2019-06-30 20: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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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처음으로 그림책을 접한 것은 2001년 겨울, 어린이문학연구회에서 주관한 연수에서였다. 당시 경력 2년 차의 새내기 교사였던 나는 곧 그림책의 매력에 빠졌고 그때부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그림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같은 비중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삽화 개념의 그림동화와는 구별된다. 흔히들 그림책을 유아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자연과 사물의 특징을 재치 있고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에서부터 삶의 철학을 담은 그림책까지 아주 다양하다. 같은 그림책을 읽고도 저마다의 느낌은 당연히 다르다.

    15여 년 전 다섯 명의 동료선생님들과 책 읽는 교사모임을 꾸렸다. 2주에 한 번씩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주제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했는데 이 일은 이후 내가 교사로, 엄마로,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아주 유용한 자양분이 되었다.

    새로운 친구들과 새 학년을 시작하는 3월이면 ‘틀려도 괜찮아’와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을 읽어주었다. 4월 장애이해교육을 할 때에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가 딱 좋았다. 부모님의 끝없는 사랑을 이야기해 주고 싶은 5월에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와 ‘엄마 까투리’가 백 마디 훈화보다 훨씬 훌륭했다.

    그림책이 비단 학급운영에만 유용했던 것은 아니다. 두 아이의 육아에도 그림책의 도움은 컸다. 특히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는 우리 아이에게 100번도 넘게 읽어준, 정말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몇몇 그림책은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야쿠바와 사자’ 라는 판화 형식의 그림책은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해 주었다. 살다가 때때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면 나는 지금도 야쿠바의 용기를 떠올리며 도전적인 패를 던지기도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어느 모퉁이에서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게 되면 그림책 코너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삶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빛을 바꾸어 줄 인생그림책을 만나게 될지도!

    성복선(경남도교육청 정책기획관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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