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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뇌혈관 질환 관리의 중요성

  • 기사입력 : 2019-07-01 08: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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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 (창원경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관리’라고 하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사람의 몸이나 동식물 따위를 보살펴 돌봄’이라고 정의돼 있다. 현대사회의 바쁜 일상과 거대해진 하나의 조직에 몸담고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몸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관리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점점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관리라고 하는 것은 어떠한 문제를 인지하고 그 문제로 인하여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한 달 전, 응급실에 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이 저하된 56세 남자환자가 내원했다.

    수년 전 지방대학 병원에서 검진상 뇌동맥류(뇌혈관의 일부분이 꽈리처럼 부푸는 뇌혈관질환)가 우연치 않게 발견되었고 뇌동맥류의 크기가 크고, 모양이 좋지 않아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주변 지인들의 권유로 서울의 한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동맥류가 다시금 재발하면서 파열돼 본원 응급실로 내원했던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경우가 매년 수차례 발생한다. 보호자의 말에 따르면 환자가 수술은 돈과 시간을 들여 서울의 모 병원에 가서 받았으나 이후 바쁘다 보니 수술 받은 병원까지 다니기 힘들었으며 수술만 잘되면 해결됐으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문제는 의료에 있어 완전한 해결은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

    아무리 수술을 잘 해놓는다 하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해당 질병에 대해 꾸준한 관찰과 검사 및 관리라는 점이다. 이 환자도 꾸준히 추적관찰하며 관리를 받았더라면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뇌동맥류는 파열되는 순간 상당수가 사망 및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고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굉장히 위험한 질환이다. 전문 인력과 장비가 갖춰진 병원에서 치료뿐만 아니라 치료 후 꾸준한 관리가 뇌혈관질환의 뚜렷한 해결책이며 필요한 질환이라 하겠다. 위 경우도 수술 후 타 지역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되지 않아 치료 후에도 뇌동맥류의 파열이라는 심각한 질병을 앓게 되었으며 경제적 시간적 손실과 무엇보다도 환자 본인의 생명이 위험했음을 고려한다면 무엇보다도 안타깝다고 하겠다. 환자는 응급실로 내원할 당시에는 의식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수술 및 집중치료 후 의식상태가 회복되었고 다행히 신경학적 증상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하였다. 뇌혈관 질환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관리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뇌혈관질환의 치료 및 관리에 있어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접근성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치료를 잘 해도 관리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또한 치료해준 의료진은 항상 자신이 치료해준 환자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주려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 번 나타난 신경학적 증상은 돌아오기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주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뇌혈관질환은 치료 후 관리가 더욱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위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환자 및 이 글을 읽은 독자 분들이 항상 건강하며 가족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마친다.

    박현 (창원경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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