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23일 (월)
전체메뉴

의령 토요애유통의 환부작신-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7-02 20:32:18
  •   

  • 경영부실 파문이 일고 있는 ‘의령군토요애유통’은 농산물 유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상법상 주식회사다. 회사의 명칭만 두고 보면 크게 이목이 쏠릴 법인 같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아니다. 토요애가 특별한 관심을 받는 것은 지역 농산물을 ‘토요애’라는 단일 브랜드로 전문유통하는 회사의 업무 성격과 함께 독특한 주식 지분 때문이다.

    지난 97년 77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의령토요애유통의 최대 주주는 의령군이다. 33억원을 투자해 4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의령·동부농협과 의령축협이 모두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지만 3개 농협이 단일체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역시 대주주는 의령군이다. 과장되게 얘기하면 의령군 출자 지방공기업이라고 할 정도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농업인 등이 8%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상징적 수준이지만 생산자가 주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여론의 관심을 받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다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같은 형식으로 설립된 12곳 중 최초로 출범했고, 합천의 농업법인과 함께 겨우 살아 남아 있는 2곳 중 하나라는 점도 눈길이 가는 이유다.

    지난해 289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가 최근 부실경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공식적으로 밝힌 누적 부실규모는 24억9300만원이다. 양파·마늘 저장 유통하는 과정에서 7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고 도매상에게 제공한 선급금에서도 16억원이 넘는 부실이 생겼다. 채권회수조치를 취했다고 하지만 이미 썩어버린 농산물은 고스란히 손실계정에 등재됐다.

    특정 연도를 제외하고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던 주주들로서는 그야말로 반전 드라마다. 지난 21일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경영부실의 책임을 두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런 ‘반전의 충격’이 한몫했으리라 짐작한다.

    경영과정을 보면 허술한 게 적잖다. 선급금 지급과정이 그렇고, 명색이 농산물 유통전문회사가 농산물 저장 노하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대량으로 썩혀 버린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수매금이 농산물의 품질과 비례했는지도 의문이다.

    전국 최초의 농산물 유통전문 농업회사법인이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취임 3개월도 안 돼 자진 사임한 전 대표이사가 당시 슬로건으로 내건 것은 환부작신(換腐作新)이다. 낡은 것 바꾸어 새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전 대표가 이 같은 슬로건을 내건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이제 새 경영인이 운전석에 앉았다. 농업인의 이익을 증대하고 의령의 우수농산물을 전국에 알리겠다는 웅대한 기치를 내걸었던 토요애다. 제대로 환부작신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완벽한 변신은 생존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충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