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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창원 인구 105만 지킬 수 있을까- 이상규(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9-07-03 20: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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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지인들과 창원과 김해(진례)를 관통하는 ‘비음산 터널’ 개통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 있다. 비음산 터널 개설이 필요한가부터, 터널을 뚫으면 창원시에 혜택이 많으냐, 아니면 손해가 되는가가 주된 쟁점이었다.

    터널이 뚫리면 편리하겠지만 창원시 인구유출이 걱정된다는 게 창원에 사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소수 의견으로 터널이 뚫려도 크게 인구 유출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서울 강남은 집값이 비싸고 교통이 사통팔달로 잘 뚫려 있지만 인구가 줄지 않는다. 좋은 도시문화 인프라만 갖춰지면 늘 수도 있다”는게 소수 의견의 논지였다.

    그러나 다수는 인구가 빠져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창원 인구가 장유신도시나 김해 율하로 빠져나간 지난 몇 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집값이 상대적으로 싸고 새 아파트가 많으며, 출퇴근 시간에도 큰 차이가 없는 김해로 빠져 나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창원에 본사를 둔 한 대기업 임원은 서울에서 내려온 신입사원 중 셋 중 두 명은 창원에서 집을 구하지 않고 장유신도시와 김해 율하로 가서 출퇴근한다고 했다.

    창원시 인구는 지난 2010~2012년 109만명은 넘어선 뒤 계속 줄었다. 최근 조사를 보면 105만명 선이 무너졌다. 이 인구는 허성무 창원시장이 인구감소 ‘마지노선’으로 본 수치다. 인구 통계를 보면 창원 인구는 실제 김해로 많이 빠져나간다. 지난해에만 창원시에서 김해로 순유입이 1041명이었다. 매년 1000명 전후 인구가 창원에서 김해로 주소를 옮긴다. 2010년 109만181명(외국인 미포함)이던 창원시 인구는 지난 4월 말 현재 104만9천897명으로 줄었다. 외국인을 포함하면 지난 4월 창원시 인구는 106만5천270명이다.

    반면 김해시 인구는 2010년 50만3348명에서 지난 4월 말 53만6707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을 포함하면 4월 말 현재 55만5278명이다. 창원시의회가 지난 2018년 10월 ‘창원∼김해 간 비음산 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반대 결의안을 의결한 배경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터널 개통 반대’는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 비음산 터널 개설 여부를 놓고 창원시와 김해시가 공방을 벌이는 것이 어쩌면 넌센스일지 모른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서 인구감소는 불가피하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시도편)의 저위 추계 시나리오를 보면 2039년부터 세종을 제외한 전 시도의 인구감소가 시작된다. 올해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도는 11곳이다. 서울(-0.57%)과 부산(-0.88%), 대구(-0.78%), 광주(-0.09%), 대전(-0.69%), 울산(-0.79%), 강원(-0.35%), 전북(-1.03%), 전남(-1.07%), 경북(-0.46%), 경남(-0.28%) 등이다.

    경남에서도 김해시와 양산시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군은 모두 인구가 줄고 있다. 연령별 인구구조를 보면 김해시와 양산시도 머지 않아 인구 증가가 멈추고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도시 창원시는 여전히 전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다. 상대적으로 대기업도 많고 주민소득도 높다. 정책 입안자들이 좀 더 노력하고 실력을 발휘하면 창원시 인구 105만은 사수할 수 있지 않을까.

    이상규(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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