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7일 (토)
전체메뉴

여행-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7-04 20:33:08
  •   
  • 여행은 이미 2년 전부터 시작됐다. 매달 조금씩 돈을 모았고 늘어나는 잔고를 보며 여행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올해 초 여행지가 결정된 순간 이미 몸과 마음은 여행 중이었다. 어디를 갈지, 어떤 것을 볼지, 무엇을 먹을지를 매일 상상하며 설레었다. 자유여행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 사이에서 오롯이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전히 틀에 박힌 일상에서 원하는 것들을 억누르며 해야 할 것들에 치여 살아야 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여행이 행복한 이유가 최인철 서울대 교수의 〈굿 라이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여행은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발적 행위이고, 업무와 달리 성과가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유능감에 대한 위협이 적으며, 대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관계재(relational goods)이기 때문에 관계를 강화해준다.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행복은 극대화된다. 일정, 숙소, 볼거리, 먹거리를 찾고 기획하는 일을 통해 자율성, 유능감, 그리고 관계의 유대감이 충족되기 시작한다.’

    ▼누구나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여행의 목적과 취향, 형태는 개인마다 다르다. 쉼, 일탈, 학습을 위해 떠나거나 친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여행길에 올라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거나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늘 생활하던 곳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일상의 무게를 덜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순간순간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은 덤이다.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그 시간들이 즐거운 이유는 여행이 주는 설렘과 행복 때문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영하 작가 산문집 〈여행의 이유〉에 나오는 말처럼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켤 수 있는 시간이다. 여행에 정답은 없다. 어떤 여행이든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일상을 다시 여행할 힘을 얻게 되는’ 행복한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