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기고] 아이들의 Whining(칭얼거림)- 김정현(진해 출신 캐나다 초등 교사)

  • 기사입력 : 2019-07-07 20:18:44
  •   

  • 영어에 ‘whin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와인(wine)이라는 발음에 ing를 붙인 것같은 이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은 우리 아들이 세살 때 동네 도서관에서였다.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엄마한테 무엇을 해 달라고 칭얼대자 그 엄마는 아이 눈을 똑바로 보면서 “Sweetie, whining doesn‘t take you anywhere. It takes you Nowhere. You need to use your words.” (아가, 칭얼거리면 아무것도 가질수 없어. 예쁜 말로 해)하고 경고했다. 아이가 몇번 더 칭얼거리는 목소리를 내자 단호한 목소리로 “That’s it! I am taking you home.” (안되겠다. 집으로 가자) 하며 발버둥치는 아이를 옆구리에 끼고 나가버렸다. 나는 속으로 “캐나다 엄마들 참 독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엄마들은 “너 그러면 집에 간다”를 몇 시간째 반복하며 다른 엄마들과 수다를 떨고 있기가 일쑤기 때문이다.

    Whining…. 아이들이 칭얼대는 이유는 딱 하나다. 칭얼거림이 통하기 때문이다. 소통능력이 부족한 어린 아이 때 “우유를 마시고 싶다면 이렇게 말하렴”이라고 아이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정확한 단어와 목소리 톤을 들려주라고 발달 심리학자인 베키 베일리 박사는 말한다. 칭얼거림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표현 방식이지만 이해과 규율, 그리고 인내심으로 해결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부모의 관심을 원한다. 그들이 선행을 했을 때 바라는 최고의 보상은 장난감도 초콜릿도 아닌 엄마 아빠가 주는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의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소에 부모가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 나쁜짓을 하고 칭얼거리고 심지어 공격적인 말을 해서라도 부모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죽도록 맞더라도 부모님께 말대꾸하고 대드는 심리의 내면에는 나는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당신과의 소통을 원한다는 절규일지도 모른다.

    Whining은 부정적인 관심 끌기의 시작이다.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가 예쁘고 바르게 자라기를 원하고, 세상에 나아가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너무나 힘이 든다.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이여. 유아기 때 칭얼거림을 잡으시라. “No means No!”(안 되는건 안 되는 거야)를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시라. No, No, No! 했다가 결국 아이의 칭얼거림에, Yes…라고 항복해 버리고 싶은 부모님들이여. “Whining doesnt take you anywhere. Use your words.”라고 용기있게 말해보시라.

    자신들의 칭얼거림에 끊임없이 흔들리는 부모를 보는 아이들은 혼란스럽다. 그들의 메시지는 “제 말좀 들어주세요”이지만 정작 그들이 부모에게서 원하는 반응은 바로 이런 단호함이기 때문이다.

    김정현(진해 출신 캐나다 초등 교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