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기고] ‘기생충’ 열풍-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19-07-08 20:31:33
  •   
  • 메인이미지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이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려고, 70대 후반 노인 5명이 같이 작정을 하였다. 노인들의 단체관람과 오랜만에 보는 영화라 어린애들 마냥 마음이 들떠, 맨 정신으로 보면 실감이 안 난다며 영화관 근처의 통술집에서 한잔씩하고, 알딸딸한 정신으로 보기로 한 것이 한잔이 몇 병이 되어, 그날은 관람을 포기하고 다음날에 관람을 하게 되었다.

    영화 ‘기생충’의 파문은 대단했다. 개봉한지 25일이 조금 지났는데 천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수입면에서도 신기록이 예상된다고 한다. 칸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여 우리나라의 국격과 국력을 더 높인 것이다. 이는 40대 후반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기획과 열연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주연 송강호 대사중 뇌리에 가장 남는 것은 “제일 좋은 계획은 무계획이다. 계획이 없으니까 실패하는 것도 없기 때문에 가장 편하다”는 말이 서민들의 실제 심정이고, 뼈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서민들에겐 계획과 희망이란 허무맹랑하고 잔인하다고 했다.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 누군가에게 기생하여 삶을 자초하여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즐겁고 재미있는 내용 같았지만, 엔딩 부분에서는 왠지 충격과 쓸쓸함 등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으며, 서민과 중산층의 차이를 너무나도 잘 나타내 주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나 정치적인 혼잡상이나 우리 주변 국가들의 정세의 긴박감 때문에 모든 것이 어렵지만, 이 영화 때문에 오랜만에 웃을 수 있고 현실을 한 번 더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영화도 잘 만들면 세계적인 명성과 흥행, 관객을 끌 수 있다는 희망을 일깨워주었다.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과 전 국민의 하나 된 힘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한류 광풍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기적이나, 특히 18세 ‘형 이강인’ 선수의 남에게 겸손해하는 마음이나, 기생충 영화 봉준호 감독의 창의성, 배우 송강호의 성실성을 우리 기성세대는 반성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특히 식자층의 甲은 乙에게 더 많은 배려를 하고, 백만이 넘는 젊은 세대의 고학력 백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양보를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한곳에만 몰리는 실속 없는 바람이나 님비현상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다.

    영화를 보고난 늙은 ‘할배’들의 일성(一聲)은, ‘지금 우리 사회는 미끄럼틀 사회와 같기 때문에, 한번 미끄러지면 가속이 붙어 한없이 내려가기 때문에 재기하기에는 힘든 사회’라서 남은 인생, 쓸데없는 노탐(老貪)은 버리고, 영화 속의 기택(송강호 역)과 같이 긍정적으로 살고, 기생충 같은 인간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언약했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