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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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낙동강 - 서일옥

  • 기사입력 : 2019-07-11 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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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월의 낙동강엔 바람도 초록빛이다

    망초꽃 흐드러진 강둑에 앉아 보면

    비늘을 세우고 있는

    저 강물의 반짝임들

    흐르는 강물 위에 내 생을 포개 놓고

    남아 있는 시간의 길이를 재는 동안

    가부좌 틀고 앉은 배도

    묵상에 잠겨 간다

    산다는 것은

    참으로 잘 산다는 것은

    헝클린 영혼을 빗질하며 늙어 가는 것

    조금씩 나를 흔들며

    강물이 흘러간다

    장마가 시작되는 칠월입니다. 칠월의 일기는 마치 변덕 심한 어린아이 같습니다. 맑았다 흐렸다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가고 천둥 같은 고함소리도 지나갑니다. 그 속에서 포도알이 익어가듯 우리네 인생도 우여곡절 끝에 익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어느 해의 칠월, 망초꽃이 흐드러진 강둑에 앉아 있는 한 시인의 영혼을 통째로 읽어 봅니다. 낙동강 물에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은 초록바람을 몰고 다니는 물고기들의 은비늘입니다. 그 은비늘을 싣고 유유히 흘러가는 맑은 강물과 무심히 흘려보낸 지난한 생이 오버랩됩니다. 그래요. ‘산다는 것은, 참으로 잘 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저 묵상에 잠긴 빈 배처럼 우리네 인생은 늘, 꽉 찬 것 같으면서도 비어 있어 많은 허기들을 몰고 다니곤 합니다. 그 속엔 풀리지 않는 수학공식처럼 많은 원망도 있고 그 원망을 치유해주는 한두 가닥의 희망이라는 정답도 있습니다. 화자는 희망이라는 그 정답을 찾기 위해 조금씩 자신을 흔들며 그리고 ‘헝클린 영혼을 빗질하며’ 아주 고운 자태로 세월을 먹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정적인 날이면 망초꽃 시인과 함께 노사연의 노래 ‘바램’을 부르고 싶어집니다. 임성구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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