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8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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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구지봉에 백로 1000여마리 서식…주민들 소음·악취 호소

비행능력 없는 새끼 등 1000마리 서식
인근 주민 “밤낮없이 울어 소음공해
숲속에 배설물·토사물 흘러 악취”

  • 기사입력 : 2019-07-15 20: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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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구지봉에 백로 떼가 찾아와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5일 김해시 구산동 구지봉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5월부터 백로 떼가 구지봉에 날아들어 와 살고 있다. 현장 확인결과 구지봉 인근에는 백로 울음 소리가 가득해 동물원의 새장 속에 있는 느낌을 줬다. 나무에는 눈이 내린 것 처럼 하얀 백로가 가득했다. 큰 나무 한 그루에 많게는 100마리 가까이 앉아 있었다.

    독한 백로떼 배설물로 김해시 구산동 구지봉 소나무가 누렇게 변색됐다.
    독한 백로떼 배설물로 김해시 구산동 구지봉 소나무가 누렇게 변색됐다.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60)씨는 “백로가 밤낮도 없이 울어 댄다. 작년까지는 인근에 있는 수로왕비릉 쪽 나무에 주로 살았지만 올해부터 구지봉으로 떼로 옮겨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숲 속에는 백로 배설물과 토사물 등이 다량 흘러내려 비가 오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새도 살아야 하지만 사람도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김해시 구지봉에 1000여 마리의 백로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의견서를 내고 김해시가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구지봉에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서 백로가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구지봉은 가야 탄생설화를 간직한 곳으로 대한민국의 사적 제429호로 보호되고 있다. 구지봉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지 않고 숲이 우거져 있어 도심 속에 있어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것이 백로가 몰려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 인근 해반천에서 백로들이 먹이를 구하기도 쉽다는 분석이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의견서를 통해 “이런 현상은 김해시 지내동과 수로왕비릉에 흩어져 살았던 백로들이 농약 살포, 기존 서식지에서 쫒아냄 등의 이유로 구지봉 인근으로 몰려왔기 때문이다”며 “사적지로 보호되면서 생육 상태가 뛰어난 다량의 소나무가 몰려든 백로의 분변에 의해 말라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대책으로 빈 둥지 철거, EM 등의 친환경 세재 활용한 물청소, 장기적 대체 서식지 마련, 도심 속 철새 도래지에 대한 활용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해시는 주민의 입장과 새끼 백로의 생태환경보호 등 두 입장을 모두 고려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백로 문제에 대한 발표문을 통해 “드론 영상촬영결과 비행능력을 검증할 수 없는 새끼 백로가 나무 위를 뒤덮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백로는 유해조수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획할 수 없어 빈 둥지는 철거하고 EM 세제를 활용해 악취를 저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해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관련 전문가, 주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 공존을 위한 대체서식지 및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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