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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시장에서 스스로 경쟁하도록 해야- 구점득(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19-07-16 20: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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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적 동네에 있는 가게에서 부모님의 심부름으로 물건을 외상으로 가져오는 것은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가게 아주머니는 우리 동네 집집마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날에 와서는 신용카드가 이러한 일을 대신해 준다.

    신용카드를 영어로 얘기하면 레코드키핑(recordkeeping)이다. 상대방의 신용을 잘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외상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신용카드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은 잘 정착된 주민등록제도와 뛰어난 ICT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증을 해보면 중국은 왜 신용카드가 발달하지 못했을까? 바로 레코드키핑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용카드보다 현금을 사용하는 알리페이가 발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로페이’가 많은 이야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서울시에서 출발한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에게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6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평균 16일 정도면 월급을 다 쓴다고 한다. 나머지 14일은 어떻게 생활할까? 72.1%가 신용카드로 버틴다고 한다.

    반면 제로페이는 가맹점으로 등록한 소상공인·재래시장 점포에서 사용한 금액의 40%를 소득공제해 주는 혜택이 전부다. 그런데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의 실제 카드 수수료 부담은 상당한 수준으로 낮춰졌다. 제로페이의 당초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

    최근 5개월간 국가와 행정기관의 많은 홍보와 노력에도 제로페이 사용실적은 신용카드 대비 사용건수는 0.007%, 이용금액은 0.002%에 불과하다. 창원시도 올 초 제로페이 모집과 홍보를 위해 7억6000만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런데 또 정부에서는 하반기 추경 예산에 76억원이나 편성해 두고 있다고 한다.

    이미 시장에서는 여러 형태의 페이 시스템이 자생적으로 발전하고 상생해 가고 있다. 관제페이로 불리는 제로페이는 시장을 교란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효용의 가치가 없는, 혈세 낭비가 되지 않도록 심사숙고를 해야 할 시점이다. 제품이 좋고 혜택이 많으면 소비자는 스스로 찾는다.

    구점득(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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