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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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경남도립예술단 창단' 어디까지 왔나

장르 선정은? 연극·오케스트라 검토
운영 방식은? 도 직영·프로젝트 형태
예술계 반응은? 기대 속 장르 갈등 우려

  • 기사입력 : 2019-07-16 2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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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립예술단 창단은 김경수 지사가 공약으로 내걸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립예술단 설립은 역대 도지사들의 단골 공약이었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예산 등을 이유로 이행되지 않고 있었다.

    매번 무산되던 경남도립예술단 설립은 민선 7기 들어 가시화에 들어왔다. 김 지사는 당선 후 도민예술단을 경남도정 문화 분야 공약으로 고스란히 이어갔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17일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서 “유일하게 시·도립 예술단이 없는 우리 경남에도 도립예술단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경남도립예술단 창단의 필요성과 진척과정, 과제 등에 대해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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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립예술단, 왜 필요한가?= 경남과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5개 광역시·도에서 68개 예술단(평균 4.5개)을 운영 중이며 연간 운영비로 평균 154억여원이 투입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2012년 7월 1일 출범해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역사가 짧고 특수성이 있다는 점에서 경남과 단순 비교가 어렵다. 도내 시군 예술단으로는 창원, 김해, 통영, 양산, 진주 등 6개 시·군에서 13개 예술단이 활동 중이다.

    지자체 예술단은 수익성을 담보하는 민간예술단체와 달리 각 지역 예술지형과 특성에 적합한 공공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도민들의 자부심 고취와 예술인들의 역량 강화,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경남도민예술단 공연 모습./경남도/

    경남도민예술단 공연 모습./경남도/

    무엇보다 경남 도민들의 문화향유율 향상 측면이 강하다. 경남의 문화향유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으며, 문예회관 가동률은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지난 5월 경남발전연구원이 발행한 정책 소식지 ‘G-BRIEF’에 따르면 2017년 도내 공연예술 예산은 958억5000만원으로 전국 6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예회관 가동률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권인 15위에 그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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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척 과정= 경남도립예술단 설립 논의가 처음은 아니다. 김태호 전 지사는 경남예총이 운영하는 조건으로 경남예술극단(6000만원)과 경남팝스오케스트라(4000만원)를 만들었다. 김두관 전 지사 시절엔 도립교향악단 창단 실태조사까지 마쳤지만 무산됐고, 홍준표 전 지사 도정은 교향악단 지원 계획을 세웠지만 유명 지휘자 소속 예술단과 조건 미합의로 설립되지 못했다. 그 이전인 1984년 도내에 경남도립무용단이 생겼다가 3년 후 창원시에서 도립무용단을 창원시립무용단으로 받아들여 사실상 경남도를 대표하는 예술단은 없는 실정이다.

    경남도는 김 지사의 공약사업인 ‘경남도립예술단’ 창단 절차를 착착 밟고 있다. 경남예술 지형과 특성에 맞는 1~2개 분야의 예술단 창단을 목표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구용역비 5000만원을 들여 경남발전연구원에 설립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내용은 경남 문화예술실태 분석과 도민 선호도 조사, 설립 예술단의 운영 형태와 조직 및 인력, 예산 분석 등이다.

    경남도는 현재 도립예술단 창단 추진 경과에 대해 용역조사 후 도민과 전문가,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이며, 하반기부터 설립계획을 구체화하고 예산 등을 마련해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장르 선정이 관건= 올해 도민 507명을 대상으로 장르 선호도를 2차 설문조사한 결과, 뮤지컬(27.2%), 연극(26.4%), 양악(19.7%), 국악(12.4%)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뮤지컬과 양악, 국악이 모두 18%로 선호도가 같았다. 이를 바탕으로 경남도는 4월까지 도민 여론 수렴 1위를 한 ‘뮤지컬’ 테마 도립예술단 설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연급만 상근으로 하고 단원들은 그때그때 오디션으로 뽑는 프로젝트형 예술단 형태로 시범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다. 그러나 10년 이상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지역예술인이 배제된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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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경남도는 양대 예술단체 대표단 간담회(5월 23일)와 장르 총괄 예술단체 간담회 개최(6월 4일), 도정자문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자문(6월 11일),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간담회(6월 13일)를 개최해 장르 선정을 재논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1순위였던 뮤지컬 대신 2위 ‘연극’과 3위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를 도립예술단 장르로 검토 중이다. 경남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와 융복합 공연이 가능한 장르가 우선 고려 사항이다.

    도는 장르 선정 방안을 도지사에게 보고해, 우선 1개 장르를 설립한 후 시범운영과 평가 등을 거쳐 추가 장르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운영 방식은 공익성 확보와 예산 지원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경남도의 직영 방식을 적용하고, 예산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프로젝트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도내 예술계 반응= 도립예술단 창단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자 예술계에서는 기대와 걱정이 함께 쏟아졌다. 예술인 A씨는 “엄청난 운영비가 필요한 경남도립예술단의 경우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과 장르 선정, 지역 배치 등을 꼼꼼히 살펴 예술단체 간 갈등의 불씨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남음악협회는 설문조사 장르 기준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연극과 무용 등은 세분화하지 않았는데 음악 분야만 양악, 오케스트라, 합창 등으로 나눠 조사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연극으로 정해 놓고 음악 장르가 들러리를 선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문체부 공연예술 실태조사 등 문헌조사와 타 지자체 예술단 운영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설문조사 장르별 정의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또 경남음악협회는 예산을 잡을 때 연극은 ‘프로젝트(10억~15억원)’ 기준으로, 오케스트라는 타 시도 교향악단 상임(30억~40억원) 기준으로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공연사례금 지급규정에 의거, 공연 사례비와 연습기간 연습비를 장르 불문 동일하게 지급한다”며 “동일 공연 횟수와 연습기간을 전제한다면 오케스트라 단원 수가 극단보다 2~3배 많아 예산도 2~3배 소요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상임 운영 땐 단원들이 호봉에 의한 임금과 건강검진, 수당, 퇴직금 등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경남음악협회 최천희 회장은 “음악이 예술단 대표 장르로 선정되기 위한 문제 제기로 비칠까 조심스럽다”면서 “도립예술단 첫 단추를 잘 채우기 위해 장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씻어달라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남음악협회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경남도에 문제 제기와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경남연극협회는 ‘경남도립극단 창단 관련 방향과 방안 모색’ 포럼을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극협회는 14일 통영연극예술축제에서 열린 포럼에서 “후배 연극인들과 경남연극 미래를 위한 희망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도립극단과 지역극단, 지역연극인이 상생할 수 있도록 운영방안에 대한 치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통영시민회관 프레스룸에서 열린 경남연극협회 경남연극인대회 포럼./경남연극협회/

    지역 예술인들은 도립예술단 장르가 진영이나 장르 간의 갈등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견예술인 B씨는 “장르 선택을 계량화할 조사방법이 없어 우월을 가리기 어렵다”며 “예술인들은 도립예술단 창단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장르별 영역 다툼으로 비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제= 도립예술단 장르 선정 후의 갈등 봉합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남도는 이를 위해 우선 1개 장르의 도립예술단이 창단되더라도 배제된 장르를 향후 선보일 수 있도록 도민예술단 등을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도민예술단은 2013년 도에서 만든 공연사업으로, 5억원을 들여 선정된 예술단체가 문화향유가 어려운 지역에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예산 문제도 남아 있다. 최종 선정될 장르에 따라 따르지만 매년 수십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게다가 서울 인사동 ‘경남갤러리’ 설치 등 새로운 사업도 계획 중이어서 가용 재원이 많지 않다. 경남도는 “최종 결정 후 구체적인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며 “우선 예술단 하나를 시범운영해 추이를 보고 확장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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