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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무원 반바지 출근

여름철 업무 능률 향상 vs 업무 특성 무시한 전시행정

  • 기사입력 : 2019-07-17 20: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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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일 고성군청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있다./고성군/
    지난 10일 고성군청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있다./고성군/

    지방자치단체가 여름철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업무복장을 간소화하는 ‘쿨비즈(coolbiz) 근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의 반바지 차림을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공무원 프리패션데이’는 여름철 업무 효율과 자유로운 근무환경 조성 등을 목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도내에서는 창원시가 처음으로 시행했다. 창원시는 7~8월 사이 매주 수요일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고 시행 첫날인 지난 3일 허성무 시장을 비롯해 간부공무원들이 반바지 등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고성군도 7~8월 매주 수요일 ‘프리패션데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딱딱한 분위기를 완화시킨다” “더위가 덜 느껴져 업무에 도움이 된다”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반바지는 지나치다” “참여율이 저조한 뻔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프리패션데이에 동참한 창원시 공무원은 “관공서 실내온도가 28도로 유지되는데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면 확실히 더위가 덜 느껴진다. 매년 여름마다 더워서 일하기 힘들었는데 반바지 착용 후 일의 능률이 오르는 부분이 있다”며 “프리패션데이인 수요일은 사무실 분위기도 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공무원은 “지시 사항처럼 따르긴 했는데 막상 반바지 패션으로 출근하려니 오히려 입을 옷이 없더라”며 “주말에 급하게 입을 만한 옷을 백화점에서 샀는데 아웃도어 브랜드 옷이 꽤 비쌌다. 반바지 입으려 다리 제모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도 “회의나 외부 미팅 등 업무가 잦아 반바지를 입는 게 쉽지 않고 자유로운 차림 기준도 애매해 옷입기가 더 어렵다”며 “기성세대의 경우는 근무복장 습관이 있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시행 첫주에는 직원 10%정도가 참여했으나 현재는 절반 정도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반바지 착용 등이 가능한 프리패션데이 동참이 확산되면서 이번 주부터 수·금 주2회로 확대 운영하고 8월부터는 매일 가능하도록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 반응 역시 엇갈렸다.

    마산합포구에 사는 김모(39)씨는 “여름 한정으로 시행한다니 이해된다”며 “학생 교복도 반바지가 나오는 시대니 공무원 출근복장 변화도 당연하다 여겨진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대 입장을 밝힌 또 다른 시민은 “기사 사진으로 확인했는데 너무 편해 보이는 차림이라 놀랐다”며 “공무원 신뢰 이미지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프리패션데이 도입에 대해 타 지자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창원시·고성군 외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는 곳은 서울시, 경기도, 수원시, 부산시, 전남 화순군 등 일부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시행 여부가 특별히 언급되지 않거나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2년 제일 처음 반바지 출근을 허용한 서울시의 경우도 시행한 지 8년이 지났지만 담당부서 외에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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