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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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록원장 임기 평균 6개월… 공로연수·명퇴자 '명예직' 논란

지난해 5월 개원 이후 4대째 취임
정책 연속·기관 전문성 저하 비판
경남도 “원장 관련 인사 규정 없어”

  • 기사입력 : 2019-07-21 21: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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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최초로 지난해 문을 연 경상남도기록원 원장이 개원 후 1년 2개월 만에 무려 4번이나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공로연수·명예퇴직을 앞둔 간부 공무원을 평균 6개월 단위의 ‘명예직’ 원장으로 임명하면서 기록원의 전문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 위치한 경상남도기록원./김승권 기자/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 위치한 경상남도기록원./김승권 기자/

    ◆경남기록원장, 6개월 명예직=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개원한 경남기록원을 거쳐 간 원장은 모두 3명이다. 이달 초에는 4대 원장이 새로 임명됐다. 역대 원장 3명의 재임 기간은 평균 6개월이다. 재임 기간을 살펴보면 1대 원장 약 7개월(2018년 1~7월), 2대 원장 약 5개월(2018년 7~12월), 3대 원장 약 6개월(2019년 1~7월) 등 5~7개월 사이다. 경남기록원의 설립을 이끌었던 초대 원장은 기록원 개원 후 2달 만에 교체됐다.

    경남기록원을 거쳐 간 2명의 원장은 5~6개월 재직 후 곧바로 공로연수에 들어갔거나 명예퇴직했다. 새로 임명된 4대 원장도 내년 말 퇴직 예정이며, 1년의 공로연수가 예정돼 있어 또다시 6개월 근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경남기록원은 경남도의 사업소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주로 4급 공무원이 원장으로 임명됐다. 경남기록원은 최근까지 홈페이지에 ‘역대원장’란을 운영하며 원장 재임 기간 등을 방문자들에게 알려왔다. 경남도는 역대 원장 대부분이 공로연수·명예퇴직을 앞둔 인사라는 것을 인정했다. 관련 조례에도 원장의 임기 등은 규정돼 있지 않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이 경남기록원장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은 있다”면서 “경남기록원과 관련한 특별한 인사 규정은 없다”고 했다.

    경남기록원은 지난해 전국 최초 개원 이후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의 설립을 저울질하는 전국 지자체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제 갓 첫발을 떼면서 경남의 기록물 관리 체계를 만들어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6개월이라는 짧은 재임기간은 정책의 연속성과 함께 기관의 전문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역대 원장은 의회사무처, 인재개발지원과 등의 경력으로 기록물 관리와 큰 연관성이 없었다.

    ◆서울기록원은?= 경남기록원 개원 후 두 번째로 문을 연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인 서울기록원 원장은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한다. 인사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공공기록물 관리와 관련된 학문적·기술적 지식이다. 원장의 임기는 최소 2년으로 실적이 우수한 경우 최대 5년까지 기록원을 이끌어갈 수 있게 보장한다. 서울기록원 초대 원장은 지난 2012년 서울기록원 개원을 준비하는 부서인 정보공개정책과 과장으로 개방직 채용된 인물로, 지난해 1월 공개모집을 통해 서울기록원장으로 취임했다. 초대 원장은 기록관리 혁신이 이뤄졌던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기록전문요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관을 상징하는 아카이브를 건립하고, 수장을 뽑는 것에 있어서 가장 최고 권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정책을 이끌어 나갈 최소의 시간은 보장돼야 한다”면서 “전국에서 드문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의 시작을 준비해 나가는 사람으로서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원장이 있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라고 했다.

    ◆“최소 임기 보장해야”= 기록관리 전문기관인 기록원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개방형 직위, 공무원 등 채용방식에 따른 각각의 장점은 있다. 개방형 직위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발탁할 수 있고, 공무원 조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공공기록물과 민간기록물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이점으로 꼽힌다.

    반면 공무원인 경우 기관의 기록물 관리 혁신에 적극 관여하면서 행정조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이 유리하다. 또 경남의 특성에 맞는 기록관리 정책 수립과 예산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채용(임용) 형태를 떠나 경남기록원을 제대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6개월은 짧아도 너무 짧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종흡 경남대 역사학과 교수는 “경남기록원은 이제 겨우 첫발을 뗀 상태로 6개월의 짧은 기록원장 임기는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고 점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라며 “개방형 직위든 공무원이든 2년 이상의 임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경남기록원의 기록물 관리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경남의 행정조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 기록관리와 행정혁신에 헌신할 수 있는 원장을 발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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