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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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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34) 제24화 마법의 돌 134

“참 좋은 곳이네”

  • 기사입력 : 2019-07-25 08: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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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망을 치우고 10분쯤 올라가자 아담한 집이 한 채 나왔다. 지붕은 양철지붕이고 전면은 유리문으로 된 목조건물이었다. 산 중턱에 있었으나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급스럽게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가 해발 1200m래요.”

    류순영이 사방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산은 확실히 높았다. 정상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턱은 숲이 울창했다. 차에서 내리자 정상이 가까이 보였고 마을이 아득히 내려다보였다. 집 앞에는 맑은 계곡도 흐르고 있었다. 뜻밖에 수량이 풍부했다. 작은 언덕이 있어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고 소(沼)에 괴었다가 흘러내려갔다.

    “참 좋은 곳이네.”

    이재영은 집이 마음에 들었다.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방도 깨끗한 편이었다. 마당에는 들마루까지 있었다. 류순영은 방을 치우고 이재영은 쌀이며 반찬거리와 그릇 따위를 날랐다. 이내 땀이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이재영은 중절모를 벗어 부채질을 했다.

    “이 산이 옛날에는 곤륜산이라고 불렀대요.”

    류순영이 계곡을 내려가면서 말했다. 이재영은 뒤를 따라갔다.

    “곤륜산이라면 서왕모가 있어야 하잖아?”

    “서왕모가 누구예요?”

    “곤륜산에 산다는 여자 신선이야. 신선들 중에 가장 높은 여신이고 절세미녀래.”

    “내가 서왕모 하려고 했더니 못하겠네.”

    “왜?”

    “절세미녀라면서요?”

    류순영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뭐 내가 절세미녀라고 생각하면 되지.”

    중국 곤륜산에 산다는 서왕모는 신선 중에 신선이다. 아침마다 신선들이 와서 문안을 드리고 중국 문명의 시조라고 불리는 황제 헌원도 서왕모에게 도움을 청해 탁록대전에서 치우천왕에게 승리했다고 한다. 탁록대전 이전에는 치우천왕이 70여 차례나 헌원을 물리쳤다고 한다.

    주(周)나라의 목왕, 전한(前漢)의 무제도 서왕모를 만났다는 전설이 있다.

    “서왕모는 무얼 잘해요?”

    “신선술… 그녀가 키우는 복숭아는 3000년에 한 번 열리는데 이걸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거야.”

    이재영의 말에 류순영이 웃었다.

    “나는 선녀 할 테니 당신은 나무꾼 하세요.”

    류순영이 계곡 물에 발을 담갔다. 이재영도 바위 위에 걸터앉아 발을 담그고 땀을 식혔다.

    “왜 나는 나무꾼이야?”

    “나무꾼이 선녀가 목욕하는 걸 훔쳐보고 같이 살았잖아요? 선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아요?”

    “흐흐. 그러지.”

    이재영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물이 차가워서 금방 땀을 식혔다.

    “어 시원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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