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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탈원전, 한국 경제에 비극… 정책 전환 시급하다- 정성동(경남미래발전협의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19-07-25 20: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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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는 ‘君子之過也, 如日月之食焉. 過也, 人皆見之 更也, 人皆仰之’라고 했다. ‘군자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 허물이 있을 때는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쳐다보면서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그것을 고치면 사람들은 그것을 우러러본다’는 뜻이다. ‘논어’ 자장편에 나온다. ‘지도자가 실수를 깨닫고 고치면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는 말이다. 탈(脫)원전 이야기다.

    미국은 최근 원전 88기를 최초 운영 허가 기간 40년에 더해 20년 연장 운전을 결정했다. 가동 중인 원전 99기의 90%다. 미국은 원전 수명을 80년으로 연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54기에 달했던 원전을 멈춰 세웠던 일본은 지난해 5기의 원전을 재가동해 총 9기의 원전을 가동했다. 일본은 2030년까지 원전가동 제로(0)를 추진하겠다던 정책을 사실상 접었다.

    이제 더 이상 탈원전은 세계적인 추세가 아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탈원전 찬성 유권자들의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040년까지 원자력 발전(發電)을 크게 줄이고, 7.6%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최고 35%까지 늘리는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다. 그야말로 ‘탈원전 대못’을 박은 것이다. 그러면서 원전 수출 길이 막힐까 겁낸 정부는 해외 원전 수출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다.

    원전 생태계도 무너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7월 22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했다. 지난달 우리나라가 따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의 정비 업무 계약도 ‘반쪽 수주’였다. 게다가 원전 전문 인력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산업 현장에선 붕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원전 설비 생산 업체인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탈원전 후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2년 새 50% 이상 추락했다. 올해 2월 한 경제단체가 85개 원전부품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현황 조사에선 응답 기업의 85.7%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답할 정도다.

    상황이 이쯤 되니 외부에서 경고음이 나온다. 아그네타 라이징(Agneta Rising)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은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원전을 폐쇄하고 해외에 원전 수출에 성공한 사례는 못 봤다. 한국이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사이 우리의 원자력 발전 산업은 심대하게 훼손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참모들은 여전히 탈원전이 옳다고 여기면서 귀를 닫고 있다. 원자력 문제는 정권과 개인의 신념이 아니라 과학과 에너지, 국가의 미래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정성동(경남미래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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