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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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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원시 ‘이순신 타워’ 즉흥적 발상 아닌가

  • 기사입력 : 2019-07-25 20: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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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의 초대형 이순신장군 동상 건립 계획은 즉흥적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반일(反日) 감정에 편승한 아이디어라는 느낌마저 든다. 창원시민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전형적 전시행정’과 ‘창원시의 랜드마크 기대’로 찬반 의견이 뚜렷하다. 고도제한 등 현실적인 문제를 들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순신 장군 동상은 건립되었거나 건립을 추진하는 지자체가 너무 많아 희소성이 떨어져 창원시의 바람대로 관광객을 유인할 가능성도 낮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종합하면 이 사업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창원시가 발표한 이순신 장군 타워는 200억원을 들여 진해 대발령 정상부에 높이 100m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500m의 친환경 모노레일을 설치, 관광객이 진해만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 계획이 즉흥적이라고 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 사업 예정지인 대관령은 그린벨트로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환경평가 1~2등급지인 데다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고도제한까지 있어 45m까지만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00m 높이의 동상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와 협의하여 고도제한을 풀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여기다 모노레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그린벨트를 해제한다고 해도 환경평가 등급이 높은 산림을 훼손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는 효율성과 독창성이다. 창원시가 내세우는 목적은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처럼 창원시의 랜드마크로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 동상은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하여 여수, 목포, 부산 등 전국 곳곳에 있어 관광상품으로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3000억원의 사업비로 이순신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변광용 거제시장의 구상과 비슷해 독창성도 떨어진다. 창원시민들이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일 감정에 편승한 아이디어라면 2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창원의 소재산업 육성에 투입하는 것이 휠씬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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