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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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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36) 제24화 마법의 돌 136

“우리 사랑해요”

  • 기사입력 : 2019-07-29 08: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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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순영이 요염하게 눈웃음을 뿌렸다. 그녀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음탕한 게 아니야. 당신이 예뻐서 그래.”

    이재영이 능청을 떨었다.

    “아유, 말이나 못하면….”

    이재영은 물속에서 류순영을 포옹하고 사랑을 나누었다. 산속이라 오는 사람도 없고 보는 사람도 없었다. 류순영은 두 팔로 이재영을 껴안고 기꺼워했다.

    “우리 정말 선녀와 나무꾼 같아요.”

    사랑이 끝나자 류순영이 이재영에게 안겨서 속삭였다.

    “좋아?”

    “행복해요.”

    류순영이 가늘게 몸을 떨었다.

    계곡에서 목욕을 한 뒤에 저녁을 지었다. 석유풍로에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었다. 긴 여름해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이재영은 소꿉장난을 하듯이 류순영을 거들었다.

    저녁을 지어먹자 이내 밤이 왔다. 호롱불을 켜고 나란히 누웠다. 산속이라 대구처럼 덥지가 않았다. 산이 높아 여름철인데 모기조차 없었다.

    “나무꾼, 이리 와요.”

    류순영이 팔을 벌렸다.

    “흐흐… 선녀님의 명령에 따르겠소.”

    이재영은 류순영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죽을 때 이렇게 당신을 안고 죽었으면 좋겠다.”

    류순영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재영은 류순영과 함께 산속에서 여러 날을 보냈다. 이따금 단양에 내려가 먹거리도 사고 외식도 했다. 계곡에서 하루에 몇 번씩 목욕을 하고 산 정상에도 올라가 보았다.

    “별천지에 온 것 같아요. 호젓하고 조용해서 좋아요.”

    엿새째 되는 날은 비가 왔다. 류순영이 김치전을 만들었다. 이재영은 김치전을 안주로 술을 마셨다. 류순영도 몇 잔을 마셨다. 양철지붕이라 빗소리가 요란했다. 빗줄기가 하얗게 쏟아지고 있었다.

    “우리 사랑해요.”

    류순영이 팔을 벌리면서 말했다.“낮인데 좋아?”

    “낮이면 어때요? 선녀가 안아준다는데 싫어요?”

    이재영은 류순영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류순영이 전에 없이 격렬하게 안겨왔다.

    “아이고 예뻐라. 우리 신랑….”

    류순영이 이재영을 몸속에 깊이 받아들이면서 기꺼워했다.

    이재영은 류순영을 껴안고 뒹굴었다.

    류순영은 밤에도 안겨왔다. 산속이라 할 일도 없고 이야기를 할 사람도 없었다.

    이재영은 류순영과 산속에서 열흘을 지냈다. 대구로 돌아오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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