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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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이철순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정신질환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분위기 조성 힘쓸 것”

  • 기사입력 : 2019-07-31 21: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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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다. 특히 지난 4월 발생한 진주 안인득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으로 고위험 정신질환자 관리 대책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후 경남도는 ‘고위험 정신질환자 24시간 위기대응체계 구축’을 주요 정책으로 내놨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 신고가 들어올 경우, 경찰과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가가 함께 현장에 출동해 질환 여부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공동대응한다는 내용이다.

    이철순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이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 있는 센터 사무실에서 “경남의 정신건강 거점기관으로 마음을 품고, 건강을 담아 행복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이철순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이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 있는 센터 사무실에서 “경남의 정신건강 거점기관으로 마음을 품고, 건강을 담아 행복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경남의 고위험 정신질환자 관리는 효과를 내고 있을까.

    시스템의 중심에 있는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이철순 센터장을 만나 고위험 정신질환자 관리와 지역사회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인득 사건 후 센터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센터에서는 이 사건이 역할을 재고하는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본다. 외부의 관심이 매우 높았고, 내부 시스템과 균형을 맞춰서 변화시키는 것이 큰 과제였다.

    그동안 20개 시군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기초센터)에서 직접적인 사례관리를,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광역센터)에서는 간접적으로 기초센터 관리 및 지원과 전화 상담이 주된 업무였다.

    그런데 24시간 위기대응체계가 구축되면서 기초센터는 평일 낮시간, 광역센터는 평일 야간과 주말에 응급대응팀 당직을 서게 됐다. 광역센터 직원들 입장에서는 행정적인 업무에서 현장 중심의 업무로 주된 업무가 바뀐 것이다.

    -센터 내 인력난 문제가 지속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는데?

    ▲사실 가장 큰 고충이 전문 인력 운용이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이란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임상병리사 경험이 있는 분들 중 정신건강과 관련된 훈련을 받은 분들을 말한다.

    광역센터는 기존 정신건강전문요원 14명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위기 대응팀이 꾸려지면서 야간당직 담당으로 4명을 충원했다. 그렇지만 업무 환경이 크게 변하다 보니 올해 들어 14명 중 11명이 이직하고 바뀌었다. 비슷한 보수를 받으면서 낮시간에 근무에서 야간이나 주말에 근무로 바뀌고, 현장의 위험성도 높은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현재 응급 당직도 3인 1조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현재 인원문제로 2인 1조로 근무하고 있다. 신고도 많이 늘어서 하루 5건~25건씩 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업무가 기계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24시간 위기대응체계’ 도입에 대한 평가는?

    ▲7월에 도입했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과도기적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던 인력문제를 비롯해 현장에서 기관끼리의 협업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스템이 없었을 때 보다는 더 나아졌다고 평가한다.

    고위험 상태인 정신질환자에 대한 위기상황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고, 대상자를 안전하게 입원시켜서 상황이 잘 마무리될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주기적 사례회의를 통해 업무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다.

    이철순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이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 있는 센터 사무실에서 “경남의 정신건강 거점기관으로 마음을 품고, 건강을 담아 행복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이철순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김승권 기자/

    -고위험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우리는 당뇨나 고혈압, 암을 혐오하진 않는다. 정신질환도 고치고 더불어 같이 가야 할 하나의 생물학적 질환이고, 사회적으로 연결돼야 할 질환이다. 사회가 정신질환자와 더불어 살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통계적으로 정신질환에 따른 강력범죄가 일반인에 의한 강력범죄보다 더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들어서 강력범죄가 발생할 경우 정신질환과 연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이슈가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신질환자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위해 센터에서도 캠페인 등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

    - 정신질환자로 인한 비극적인 사고는 어떻게 막아야 할까?

    ▲현재 우리 사회는 너무나 경쟁 위주의 목적지향적인 삶을 살아내고 있다. 주변의 마이너리티(경제적 빈곤층이나 정신질환자, 장애인, 성적소수자)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시선이 많다.

    앞서 발생했던 정신질환자 강력사건의 경우에도 이들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정신질환자 중 사회적 약자에 대한 충분한 사례관리와 치료 연계, 그리고 제도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법적인 시스템이 있다면 비극적 사고는 줄어들지 않을까.

    -센터장 취임 7개월이 지났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뭔가?

    ▲지역사회에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중요한 것은 수평적 관계 파트너십을 통해 가치있는 일을 협조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협조를 통해 어려운 일을 해결해 가야 한다.

    그런데 의사소통 방식에 있어서 일방적이거나 갑을관계 형식이거나 자신들 의견만 내세우는 기관들이 있다. 그런 기관이나 그런 분들과의 업무협조가 가장 스트레스고 어렵다. 직원들은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제도적인 부분이야 하나하나씩 좋아지겠지만, 업무협조에서 일방적 소통은 지양돼야 한다고 본다.

    -3년 임기 동안의 목표는?

    ▲위기대응 응급출동 사업을 이제 막 시작했다. 이 사업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직원들의 근로조건 및 급여 부분에 대한 충분한 대우다.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출동하고 업무처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정신건강증진 사업 외에도 생명존중 사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경남의 경우 농촌지역 노인 자살률이 높은데, 이를 줄이기 위해 농촌지역사회에 게이트키퍼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사회 정신건강을 위한 우리의 과제는?

    ▲정신건강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은 조금씩 나아지곤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인식변화다.

    모두가 정신건강이 중요하다곤 생각하지만 우리 동네 안에 정신보건 관련 시설이 들어오면 대부분 반대한다. 이들을 소외시키고 특별한 센터에서만 이들을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제도적 변화와 인식변화, 센터의 역할이 합쳐지면 지역사회에 의미있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도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조언 한마디?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업무와 일상의 분리가 가장 중요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벗어난 가족과의 시간 또는 개인이 몰입할 수 있는 시간(취미·운동)을 꾸준히 가지고 루틴을 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을 만큼 몰입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에겐 삶에서 여러 역할이 주어진다. 모든 역할을 다 만족하고 잘 해나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역할을 조절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 이철순 센터장은

    △72년 부산 출신 △경상대학교 의학대학대학원 졸업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교수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경남해바라기아동센터소장 역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고시위원회 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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