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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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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초점] ‘의료계 국가품질명예명장 1호’ 김덕진 희연병원 이사장

국내 첫 ‘신체억제’ 폐지한 노인의료계 전설
노인 환자 인간다운 삶 지원
요양병원 실무서 발간 등 앞장

  • 기사입력 : 2019-08-01 08: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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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창원 희연병원에서 열린 ‘의료계 국가품질명예명장 1호’ 수여식에서 김정호(오른쪽 두 번째) 한국품질명장협회장과 김덕진(가운데) 희연병원 이사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31일 창원 희연병원에서 열린 ‘의료계 국가품질명예명장 1호’ 수여식에서 김정호(오른쪽 두 번째) 한국품질명장협회장과 김덕진(가운데) 희연병원 이사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옳은 일은 항상 옳다”라는 철학으로 고령환자와 재활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김덕진 희연병원 이사장은 국내 노인의료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가 운영 중인 희연병원은 △단 한 명의 신체억제도 없는 간호 △단 한 건의 욕창 발생도 허용하지 않는 간호 △365일 하루도 쉬지 않는 재활을 내걸고 있다. 매년 1400명 이상의 국내외 학계, 의료계, 공공기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견학하는 노인의료의 메카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신체억제 폐지’를 선언한 재활요양병원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급성기 의료에서는 신체구속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의료진 편의를 위해 환자를 억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명의 환자도 신체를 구속하지 않았다.

    희연병원은 ‘환자의 자유로운 행동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모든 행위’를 신체억제로 정의하고, ‘인간 존엄성’에 중점을 둔 기준을 만들어 실행해 나가고 있다. ‘각종 호스를 뽑는다’는 이유로 손, 발을 끈으로 묶거나, 휠체어 낙상예방을 명분으로 안전띠를 착용 시키는 행위, ‘변을 만진다’며 일명 우주복을 착용시키는 행위 등을 일체 금하고 있다.

    ‘욕창’ 역시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욕창 발생은 간호사의 수치’라는 다소 과감한 슬로건 아래 의사를 비롯한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치위생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환자 상태를 빠짐없이 공유한다. 또한 재활의학과 전문의 4명을 비롯해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160여 명이 상근하며 6대의 재활로봇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지원한다.

    일상 조기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 : 정상화)’을 목표로 설정하고 휴일 없는 365일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전문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의 자택 복귀율은 84.7%, 평균 재원일수는 57일로 획기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환자의 퇴원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다. 의사, 간호사, 치료사, 영양사 등 담당 스텝 전원과 환자, 보호자가 참여해 입원부터 퇴원 계획을 세우는 ‘패밀리 컨퍼런스’를 가동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 실무 종사자들의 인간 존엄성 존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신체구속 제로를 창조한다 △인지증 케어 비결 △욕창 랩 요법 등 인간 존엄성 관련 일본저서를 한글판으로 번역, 보급하는데 힘을 쏟았다.

    2010년에는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을 맡으며 ‘요양병원 실무 지침서’를 발간해 우리나라 노인의료 질적 제고를 견인한 바 있다.

    그의 철학은 병원에 한정되지 않았다. 일본, 중국, 한국 3개국이 가맹된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의 한국 지부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를 창립, 운영 중이다. 2002년부터 연간 1900여 명의 의료 관계자들을 인솔해 일본 의료기관을 견학하고 선진 의료 시스템을 각 병원에 접목시키며 만성기 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김덕진 이사장은 “희연의 철학을 공유하며 함께해 준 의사, 간호사, 치료사 등 의료진 모두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앞으로도 노인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국가품질명예명장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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