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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 김성민

  • 기사입력 : 2019-08-01 08: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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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 온 날 밤

    잠자려고 누웠는데

    모기가 날아와

    앵앵거리며 물었다

    뭐라고 물었냐면

    언제부터 여기 살았느냐고 물었다

    오늘 이사 왔다고 했더니

    어디 살다 왔냐며 또 물었다

    아랫동네에서 왔다고 하니

    그 동네 모기들은 좀 어떠냐며 또 물었다

    뭐라 대답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어디서 친구 모기들을 데리고 와서

    다른 식구들은 어디 있느냐며 한꺼번에 물었다

    처음 이사 오니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었다

    하여간 엄청 물었다

    ☞ 지구상에서 인간의 목숨을 가장 많이 빼앗아 가는 동물은 무엇일까? 사자, 호랑이 같은 맹수일까? 아니다. 몸무게 2㎎ 남짓밖에 안 되는 모기가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동물 1위라고 한다. 말라리아, 뎅기열 같은 모기매개 감염병이 늘면서 매년 100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고 하니 무시무시한 살인곤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더운 여름 밤, 귓가에서 왱왱거리거나 이따금 물리기라도 하면 가렵고 따갑고. 그야말로 무더위를 더 짜증나게 하는 혐오대상 1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사한 첫날, 모기한테 얼마나 물렸을까? 모기에게 물려 빨갛게 퉁퉁 부은 자국이 눈에 선하다. 그런 모기와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시인의 능청스러움, 언어유희가 재미있게 읽힌다. 또 주변 혐오동물이나 곤충을 소재로 일상의 노래로 지어 부르며 생명이 있는 것들을 존중했던 우리 조상의 해학과 풍자도 떠오른다. 장진화(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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