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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왜침(己亥倭侵)- 김진호(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8-04 20: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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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웃나라끼리 오랫동안 사이좋게 지낸 역사는 없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그렇다. 삼국시대부터 왜구(倭寇)들이 출몰했고,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등 두 차례나 침략전쟁이 반발했다. 1910년 한일합병으로 한국은 36년간 일제의 식민지로 살아야 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1차 경제 보복 조치에 이어 지난 2일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하면서 한일 간 ‘경제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해 누리꾼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이은 3차 공격으로 ‘기해왜란(己亥倭亂)’이라고 부른다. 또 우리나라 소재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해재란(己亥材亂)’이라 칭한다. 일본의 경제침략이기에 ‘기해왜침(己亥倭侵)’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일본정부의 이번 무역 규제 강화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이다. 한일 양국은 강제징용,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해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는다. 징용 보상에 대해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위안부 문제도 한국은 일본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변명만 한다고 반발하고, 일본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전후 7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 양국 정부가 뭘 했길래 아직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느냐고 반발한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에 휘둘리는 것은 임진왜란 이후 영속적인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일시적인 대응을 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총선 승리에 유리하다는 집권여당의 보고서는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한다. 제1야당의 무딘 칼도 경제난국을 헤쳐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일본이 죽었다 깨어나도 우리나라를 못 따라가는 행동이 있다. 바로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면 하나로 똘똘 뭉쳐 외세에 대항하는 자세다. 이번 왜침을 계기로 전쟁은 서로에게 눈물과 고통, 피만 남게 되는 것임을 분명히 깨닫게 해주자.

    김진호(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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