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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대통령 별장-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19-08-05 2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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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에 초대받았다. 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골프 카트를 타고 2시간 가까이 별장 곳곳을 누볐고 만찬을 비롯해 다음날 아침 산책, 정상회담까지 이어갔다. 이처럼 미국을 방문하는 세계 정상들은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받는 자체를 회담 내용만큼이나 중시했다. 별장 초청 여부가 마치 미국과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를 보여주는 잣대로 간주했다.

    ▼미국은 백악관 옆에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가 있지만, 간혹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국 정상과 함께 쉬거나 정상회담을 한다. 이에 ‘작은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1978년 카터 대통령의 중재로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간 평화협정이 맺어졌다. 이후 캠프 데이비드는 휴양시설이면서도 미국 정상외교 상징이 됐다. 프랑스 브레강송 요새, 독일 메제베르크궁 등 해외 주요국은 대통령이 휴식과 업무를 볼 수 있는 별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 휴양지는 거제시 장목면의 저도가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로 청해대(靑海臺)라고 이름 붙였다. 1972년 대통령 휴양지로 공식 지정한 이후 민간인 출입과 어로 행위가 제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저도를 방문해 개방 약속을 재확인했다. 앞서 충북 청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 청남대(靑南臺)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완전 개방했다.

    ▼대통령 휴양지 개방은 탈권위주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대통령 휴양지는 단순히 쉬는 장소를 넘어 국정을 구상하고 외국 정상과 ‘스킨십 외교’를 통해 국익을 증진하는 공간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진해 군 시설 등에서 휴가를 보냈다. 지난 6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한 기간 서울시내 호텔에서 묵었다. 캠프 데이비드처럼 집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의 대통령 휴식공간이 필요해 보인다. 대통령 별장은 특권이라는 인식을 다시 생각해볼 때다.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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