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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25 전쟁 참전국 에티오피아 강뉴부대를 기억하며- 심상백(전 창원남중학교장)

  • 기사입력 : 2019-08-06 2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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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전쟁 때 참전국 중에는 에티오피아가 있다. UN의 파병 요청을 받은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당시 5만 명의 군인들 중에서 최정예부대 황제 직속의 군인들로 1개 대대를 편성하고 ‘강뉴대대’라는 칭호를 내렸다. ‘강뉴’의 뜻은 ‘혼돈에서 질서를 확립하다’, ‘적을 초전에 격파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부당한 침략을 격파하고 혼돈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원하라는 황제의 명령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국을 돕기 위해 출전하는 군인들에게 셀라시에 황제는 이렇게 훈시하였다.

    “침략군에 부당하게 공격당한 나라가 있다면 다른 나라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저 먼 곳에 있는 한국인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워라. 이길 때까지 싸워라.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싸워라.”

    1951년 5월 7일, 강뉴부대는 부산에 도착하여 미 제7사단 32연대 예하 대대로 소속되었고, 1956년 귀국할 때까지 5차례에 걸쳐 연인원 6037명이 파견되어 전사자 121명, 부상자 536명이 발생했지만 253회의 전투에서 253 전승을 거두었다. 이들은 전투 중 부상자와 사망자를 전장에 남겨 두지 않았으며, 포로가 발생하면 끝까지 추적해 구출했다고 한다.

    당시 이들을 지휘했던 미 7사단장 아더 트루도는 ‘강뉴부대’가 UN군에서 가장 용맹한 부대라고 극찬했고, 이승만 대통령 역시 1953년 7월 27일 휴전일에 그들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휴전 후 셀라시에 황제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방문하여 자유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영웅들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그러나 1974년 군부 쿠데타로 왕정이 무너지고 공산 정권이 들어서 강뉴부대원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들을 고문하였다. 그러다가 1991년에 공산 정권이 붕괴되고 다시 민주 정부가 세워졌지만, 핍박에 뿔뿔이 흩어진 파병 용사들은 아직까지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고 일부 가족들은 ‘Korea village’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내 비록 온몸에 총탄이 박히고 팔다리를 잃었지만 한반도의 자유를 위해 싸운 자부심으로 한평생 살아왔습니다. 가난이 대물림되어 자식 교육도 못 시키고 있지만 한국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흐뭇합니다.”(참전 용사 쉬퍼로우 게브레 볼 드)

    현재 강뉴부대원은 공식적으로는 153명이 생존해 계시는데, ‘따뜻한 하루’라는 NGO 단체에서 강뉴부대원들과 그들의 가족을 돕는 일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압니다. 에티오피아가 얼마나 가난한 나라인지…. 우리는 모릅니다. 에티오피아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지….

    심상백(전 창원남중학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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