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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총기문화

  • 기사입력 : 2019-08-06 2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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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총기문화는 국가형성 초기부터 밀접한 역사를 갖고 있다. 총은 서부 개척 과정에서 맹수와의 사투, 인디언들과는 목숨을 건 일합 등의 과정에서 필수품이었다. 공권력이 부재했던 당시에 총기는 삶을 연명할 ‘최후의 수단’이었다. 법적으로 미국 수정헌법 제2조도 무장의 권리를 넘어 민병대 존재까지 보장한다. 총기는 ‘스스로 역사를 개척했다’는 미국인의 자존심이 담겨 있다.

    ▼총기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된 것은 남북전쟁이었다. 1861년부터 4년 동안 남북의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면서 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참전 군인들은 총기 사용에 대해 조직적인 훈련을 받았다. 당시 총기산업은 규모와 기술면에서 크게 성장해 대량생산 체제로 돌입했다. 총은 남북 양측 모두에게 정체성과 투쟁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물이 됐다. 식민지 미국인들을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으로 만든 것이 독립혁명이었다면, 총은 분열된 남북을 하나의 국가로 다시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전쟁이 끝난 후 병사들은 총을 가지고 귀향하면서 총기 문화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총기 확산은 부작용도 많다. 링컨·케네디 대통령,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암살자의 총탄에 쓰러졌으며, 레이건 대통령도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나 대학가,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도 충격적인 총기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백주 대낮에도 총을 든 범인과 경찰의 총격전이 벌어진다. 총을 든 범인과 대적하기 위해 경찰도 완전 무장한 상태로 출동한다.

    ▼지난 3일 텍사스 엘패소의 쇼핑몰 총기 난사사건(20명 사망)을 비롯해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총격사건이 다시 발생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것이어서 사실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기소지를 완전히 금지시키지 못하는 것이 의아스럽다. 미국총기협회 등의 정치권 로비를 주 이유로 들지만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미국인 특유의 총기 DNA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총기소지가 계속 유지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명용(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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