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19일 (토)
전체메뉴

[성산칼럼] 부동산거래 숨통은 틔워줘야- 정상철(창신대 부동산대학원장·한국부동산학회장)

  • 기사입력 : 2019-08-07 20:29:04
  •   

  • 컵에 물이 절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겨우 절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불 꺼진 지방 부동산시장을 보면서 정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가 자못 궁금하다.

    요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들이 태산이다. 이대로 가다간 소득주도성장은커녕 한꺼번에 주저앉을 판이다. 세계가 놀랄 만큼 발전해온 한국의 압축 성장은 이젠 옛말이다. ‘잘살아 보세’란 믿음의 공통분모가 사라진 지 오래다.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자영업과 중소기업, 대기업마저도 힘들어한다. 건설 경기 또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는 쑥대밭이다. 어찌된 일인지 집을 사는 사람도 힘들고 집을 파는 사람도 힘들어졌다. 무능한 부동산 정책이 한몫한 셈이다.

    지금 경남지역 아파트 값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면 지역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집값이 계속해 떨어지면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아파트’가 속출하고 금융회사들은 대출금을 상환받지 못해 결국 가계부실, 금융 부실,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게 뻔하다.

    ‘잃어버린 20년’을 자초한 일본의 경우를 한번 보자. 집값과 땅값이 오른다고 일본 정부가 금리 인상과 부동산 대출총량제 등 부동산 억제 대책을 단기간에 집중시켰던 것이 화를 불렀다. 땅값을 잡는다고 세금 정책을 총동원한 ‘마구잡이’식의 반(反)시장적 힘을 과시한 탓에 20년 불황의 재앙을 불렀다.

    올바른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 숨통은 틔워줘야 한다. 부동산 투기를 잡는 일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부동산 경기마저 죽이면 곤란하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오래갈수록 지역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이젠 주택 정책도 지자체에 맡길 때가 됐다. 모든 걸 중앙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지역여건과 지역실정에 두루 밝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게 백번 옳다. 더구나 부동산시장은 국지적인 시장이다. 따라서 경남지역은 서울·수도권과는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똑같은 잣대로 부동산을 규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될 수 있다.

    지역실정에 맞는 부동산 정책과 개발이 필요한 때다. 특히 지방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꽉 막혀 있다. 거래를 활성화시키려면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이 우선이다. 세금이 무서워 사고팔기가 힘들면 곤란하다. 대출 규제가 심하면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만 골탕 먹게 된다. 서민들이 기댈 언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왜곡된 세제 또한 바로잡아야 한다. 부동산 거래 단계의 세금이 너무 무겁다. 취득세와 양도세도 내려야 한다. 특히 양도세는 아주 많이 내려야 한다. 지금의 양도세는 세금이 아니라 벌금 수준이다. 이것이 시장거래를 동결시키는 원인이란 걸 알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시기와 때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얼어붙고 거래가 절벽이면 빨리 경기부양책을 써야 한다.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통해 거래 물꼬를 틔워줘야 한다. 그래야 휘어진 서민들의 등이 펴진다. 세금 올려 인상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 세금 낮춰 국민 고통 덜어주는 것이 국민 건강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상철(창신대 부동산대학원장·한국부동산학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