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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節制)와 남용(濫用)- 강양희(KT 창원지사장)

  • 기사입력 : 2019-08-08 20: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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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 한 조직의 장(長)이 있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시로 밥도 사주고 얘기도 잘 들어주고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실제로 직원들에 슬쩍 물어봐도 그는 꽤 괜찮은 리더로 여겨지는 것 같아 나름 자부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얼핏 잘 돌아가는 것 같은 조직이 시간이 지나도 성과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는 직원들과 회사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일하고 있는데 조직은 뭔지 활력이 없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는 깊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나는 나의 위치의 힘으로 혹시 직원들에게 권력을 남용(濫用)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시 관점을 바꾸어 질문해 보았습니다.“나는 나의 위치에서 직원들에게 절제(節制)하지 못한게 있지는 않는지?”

    그때 그에게 깨달음이 왔습니다. 1에서 10까지의 범위내에서 남용이란 단어를 썼을 때에는 10을 넘지않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절제를 생각해보았을 때는 5 이내이어야만 했습니다.

    회의시간 혼자서 진행하고 결론내고, 직원들과 소통한답시고 가르칠려 들었고, 중요 사업에 타이밍이라는 용어를 써며 기다려줄 줄 몰랐고, 조직의 성과를 위해 적당한 리스크는 눈감고. 이러다 보니 조직은 잔잔한 바다 위의 배처럼 긴장감이 없고 마치 100년을 항해하는 배처럼 느긋했습니다. 그 배 바로 아래에는 상어가 우글거리고 있음에도, 이처럼 긴장감이 없다는 것은 조직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수동적이고 타성에 젖은 조직은 리더가 조급증, 불안함, 때로 과한 의욕으로 직원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드러내지 못하게 한 것 입니다. 절제(節制)는 더 할 수 있으나 물러나고, 기다리고, 참아내는 아름다움입니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식의 앞날을 위하여 남용하고 있는 부모애(愛)가 없는지 한번 같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강양희(KT 창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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