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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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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원에 미술관 또 건립해야 하나

  • 기사입력 : 2019-08-12 20: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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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의 시립미술관 건립은 재고돼야 한다. 이유는 어제 허성무 창원시장이 간부회의에서 밝힌 바와 다르지 않다. 그는 도립미술관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시립미술관이 도립미술관과 차별성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건립에는)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복투자를 인식한 발언이다. 시가 추진하는 시립미술관 위치는 사화근린공원. 230억원 들어가며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다. 인근엔 조각공원도 조성된다. 시는 마산해양신도시에 빌바오와 같은 국립 현대미술관 분관을 유치하는 계획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시내에는 시립, 도립, 국립 미술관이 함께 소재하게 된다. 여기에 시립문신미술관 등도 있다.

    시민 문화 향유를 위한 시설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다. 예산이 풍족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이는 시의 재정과 다른 분야 등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서 결정돼야 한다. 그것이 무시된 정책 결정은 특정 세력 내지 집단에 이익을 줄 수 있으나 시민에게는 부담만 지울 뿐이다. 시립미술관 건립은 재정과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중복투자가 분명하다. 특히 2004년에 개관한 도립미술관을 인근에 두고 막대한 시비를 들여 시립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삼척동자가 봐도 중복투자다. 도립미술관이 320만 도민의 미술문화 향유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건립됐다고 하나 실제 향유자들은 창원시민이 대부분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시립미술관 건립이 재고돼야 한다면 시의회가 나서야 한다. 지난달 22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 문화도시건설위원회 하반기 주요업무보고에서 한은정 의원은 시립미술관 건립의 중복투자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 의원의 지적이 옳다. 이에 대해 시는 원래 김종영미술관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시민이 이를 주도하고 시의회가 뒷받침해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맞다. 시가 여론 수렴도 없이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은 ‘사람 중심 새로운 창원’의 결정, 즉 시민의 뜻을 따르는 정책결정이 아니라 관치결정일 뿐이다. 시의회가 나서서 이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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