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28일 (월)
전체메뉴

[생활 속의 풍수지리] 한개마을은 풍수가 어떤 곳일까

  • 기사입력 : 2019-08-16 08:06:59
  •   

  • 성주군 월항면에 자리한 한개마을은 성산(星山)이씨 집성촌으로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함양 개평마을과 함께 영남 4대 전통마을이자 풍수가 뛰어난 마을이다. 조선 세종 때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李友)가 처음 들어와 살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응와 이원조, 한주 이진상 등의 이름난 유학자와 독립운동에 헌신한 대계 이승희 등의 인물을 배출했다.

    한개마을은 크다는 뜻의 ‘한’과 나루 또는 개울이라는 의미의 ‘개’가 합쳐진 순우리말이며 대포촌(大浦村)이라 불리기도 한다. 현재 마을에는 경상북도 지정문화재 9채와 조상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6채의 재실을 포함한 75채의 집이 있으며, 대부분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건립된 전통가옥이다. 마을 어귀(드나드는 목의 첫머리)에는 서민 가옥들이 분포돼 있고, 마을 안쪽과 주산(뒷산) 가까이에는 양반 가옥들이 자리 잡고 있다. 어귀는 수구(水口)라 칭하는데, 외부로부터 흉풍을 직접 맞는 곳이며 살기(殺氣)의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곳이어서 마을 안쪽이나 주산과 가까운 곳보다는 입지 조건이 불리하다. 다행히 주산인 영취산 줄기가 마을을 감싸면서 좌청룡(좌측 산)과 우백호(우측 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어 불리함을 상쇄시키기 때문에 마을 전체는 생기(生氣)를 머금게 됐다. 주산과 동일한 산줄기에서 뻗은 청룡과 백호를 ‘주룡에서 나와 혈(穴)을 보호하는 청룡과 백호’라 하여 ‘본신용호(本身龍虎)’라 한다. 마을 어귀의 허한 부분은 낙동강 지류인 백천이 보강하고 있고, 안산(앞산)과 조산(안산 뒤쪽 산)이 유정한 형상으로 받쳐주어 더더욱 풍수가 좋은 마을이 됐다.

    우백호의 끝부분에 설치한 응와 이원조(성주 이판서로 잘 알려진 한개 출신의 문신이며 학자) 신도비는 생기가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도록 수구를 좁혀주고 있는데, 이것은 마치 인체에서 항문을 조여 생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항문괄약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항문이 벌어지듯이 마을 입구가 넓게 벌어져 있는 곳은 바람에 의해 생기가 흩어지기 때문에 자연 땅의 기운이 약해져서 인재(人材)가 나올 수 없게 된다. 토석(土石)담장으로 된 고샅길(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마치 뱀이 기어가는 형상의 ‘사행로(蛇行路)’여서 재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영취산 주맥(主脈)의 생기를 가장 크게 받는 마을의 대표적인 가옥인 교리댁, 응와종택, 월곡댁으로 가려면 초입에 세워둔 광대바위를 보게 된다. 광대바위는 외부에서 부는 세찬 바람방향을 돌리게 해 가옥에 거주하는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비보석(裨補石)이다.

    교리댁은 조선 영조 36년(1760)에 사간원 사간(司諫), 사헌부 집의(執義) 등을 역임한 이석구가 건립한 가옥이다. 집 이름은 이석구의 현손인 이귀상이 홍문관 교리를 지낸데서 비롯됐다. 대문 입구 바깥쪽에 우뚝 서 있는 회화나무 두 그루는 악귀와 흉풍을 막는 비보목(裨補木)이면서 학자수(學者樹)이다. 다른 곳과 달리 교리댁 대문에는 문을 지켜서 불행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준다는 액막이 신인 ‘울루(鬱壘)와 신도(神)’라는 글귀를 비보문(裨補文)으로 적어 놓았다. 대문을 통해 치는 흉풍은 토석담장이 순화시킨 후 사랑채와 사당과 안채로 생기 있는 바람이 머물도록 했다. 집터는 입구가 좁고 속이 넓은 조롱박 형상이다. 응와종택은 이이신이 터전을 마련해, 아들 이석문이 북쪽으로 문을 내어 북비고택(北扉古宅)이라 불리기도 한다. 북비고택은 사도세자 호위무관이었던 이석문이 사도세자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북으로 문을 내어 그를 기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쪽 문이 지맥(地脈)에 역행하고 찬바람이 들이치는 방향이지만 숭고한 뜻이 담겨 있는 문이다. 월곡댁은 이전희가 건립했으며 안채, 사랑채, 별채, 사당이 있고, 대문채와 중문채가 각각 사랑채와 안채 앞에 있다. 담장과 나무들이 청룡과 백호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고, 안채와 별채 사이의 좁은 길은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며 각각의 대문은 서로의 담장을 보고 있어 정제된 바람이 거주자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자연과학적인 이상적 풍수배치이다. 한개마을은 배산임수(背山臨水)와 전저후고(前低後高)의 가장 전형적인 풍수 형국을 갖춘 마을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