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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49) 제24화 마법의 돌 149

“자세하게 얘기해 봐”

  • 기사입력 : 2019-08-16 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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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쩐지 이중현이 남로당으로 활동하고 있을 것 같았다. 남로당은 경찰의 탄압이 극렬했다. 그들은 해방의 날을 기다리면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이재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남한에서 남로당은 세력이 약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여순사건, 4·3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줄기차게 항쟁했다. 다만 서울에서는 그들이 활약을 할 수 없었다.

    “사장님, 고무신 공장을 불하받았으면 합니다.”

    이철규가 서류를 가지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보고했다. 이재영은 이중현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고무신 공장?”

    “아세아 고무신공장이라고 수원에 있는데 불하한다고 공시가 되었습니다.”

    이재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요정은 많이 인수했으나 공장은 처음이었다. 이철규와 이정식이 사업의 확장을 요구하고 있었다.

    “자세하게 얘기해 봐.”

    이재영은 사업을 어떻게 확장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정식 과장의 아이디어입니다.”

    이철규가 아세아 고무신공장에 대해서 자세하게 보고했다. 이재영은 이철규가 보고한 내용을 꼼꼼하게 살폈다. 아들 이정식이 사업에 적극적이니 더욱 관심이 갔다. 공장은 일본인들이 운영했으나 해방이 되자 미군정으로 귀속되어 관리했고, 정부가 수립되자 불하하게 되었다고 했다. 일본인들의 많은 사업체와 재산이 불하되고 있었다.

    “사장님, 수원 공장을 한번 방문해 보시겠습니까?”

    “고무신 공장이 이익이 남나?”

    이재영은 서류 몇 장으로 고무신공장의 전망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고무신은 누구나 신지 않습니까? 아직 신발을 못 신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시골에서는 짚신을 신거나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울에는 구두나 운동화를 신는 사람도 적지 않았으나 절반 이상이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그렇다면 고무신공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많았다.

    “그럼 한번 가보지.”

    “예.”

    이재영은 이철규와 박민수, 아들 이정식까지 데리고 수원으로 향했다.

    “사장님, 수원에 왕갈비가 유명한데 일 끝나고 드시고 오시지요.”

    이철규가 말했다.

    “유명하면 맛을 봐야지.”

    이재영이 유쾌하게 웃었다. 수원까지는 서울에서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고무신공장은 수원의 북문 안에 있었다. 공장은 넓었으나 일을 하는 사람들은 50여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재영은 공장장을 만났다. 그는 최준구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50대의 사내였다. 수염이 텁수룩하고 체구가 건장했다. 최준구의 안내를 받아 공장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공장은 넓었으나 직원들은 일을 하는 둥 마는 둥했다.

    ‘이런 공장이 어떻게 이익을 내?’

    이재영은 공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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