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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51) 제24화 마법의 돌 151

“좀 넉넉하게 준비하겠습니다”

  • 기사입력 : 2019-08-20 07: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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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사무실로 돌아오자 국회의원 정태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태식은 체구가 우람했다.

    “이거 초면에 불쑥 찾아와서 미안하오.”

    정태식이 소파에서 일어나 이재영에게 두툼한 손을 내밀었다. 정태식은 민정공화회 출신이었다.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 각하를 모시는 정당이오.”

    “그렇습니까?”

    이재영은 정태식의 손을 잡았다. 공연히 긴장이 되는 기분이었다.

    “각하를 모시고 새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려움이 참 많습니다. 혹시 사업을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습니까? 어려운 일이 있다면 제가 다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사업이야 항상 어렵습니다만….”

    이재영은 빙그레 웃었다. 정태식이 찾아온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은 아니고… 오늘 저녁에 술이나 한잔 합시다.”

    정태식은 눈치가 빨랐다.

    “술이요?”

    “우리 민정공화회의 의원 한 분과 치안국장이 참석할 거요. 요정 초원이 어떻습니까?”

    초원은 미월이 운영하고 있는 요정이었다.

    “왜 저 같은 장사꾼을?”

    “이 사장이 어디 보통 장사꾼이오? 이젠 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하지 않소? 내가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거요.”

    “제가 어찌… 아무튼 고맙습니다.”

    이재영은 어리둥절했다.

    “핫핫핫! 오늘은 술 한잔 하는 자리이니 부담 갖지 말고 참석하시오. 당장 어떻게 하자는 것은 아니오. 오늘은 친목이나 두텁게 합시다.”

    “예.”

    이재영은 정태식과 약속했다. 정태식은 정국에 대해서 장광설을 한바탕 늘어놓고 돌아갔다. 이재영은 정태식이 돌아가자 기분이 떨떠름했다. 정태식은 신문에도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었다. 이승만 박사를 잘 모셔야 나라가 잘 된다는 것이 그의 상투적인 주장이었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지방에서 경찰서장을 지냈다.

    이철규를 불러 정태식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젠 사장님께서도 정관계와 인맥을 넓히실 때가 되었습니다. 촌지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철규가 생각에 잠겨 있다가 말했다.

    “촌지?”

    “촌지는 두 가지로 하시지요. 국회의원과 치안국장에게 드리는 것과 치안국장을 수행하는 수사과장이 있습니다. 그에게도 촌지를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네가 알아서 준비하게.”

    “좀 넉넉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이철규가 물러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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