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2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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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의 즐거움- 이준희(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8-20 20: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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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휴가 때 참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사소한 경험이었지만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기분이 상쾌했다.

    ‘작은 가치가 우리의 마음을 이렇게 변화시킬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무엇을 말하고자 이렇게 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궁금하겠지만 다름 아닌 경남도에서 시행 중인 ‘제로페이(Zero Pay)’에 관한 이야기다.

    8월 초 오랜만에 가족과 찾은 경남도립미술관은 ‘공간 탐색’전을 갖고 있었다. 공간의 다양성을 미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새롭게 다가가는 작품전이었다. 관람료 지불을 위해 안내데스크에 앞에 선 순간 ‘제로페이 결제시 관람료 50% 할인’이라는 안내문구가 눈에 띄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결제방식이라 어색했지만 안내데스크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쉽게 결제할 수 있었다. 은행 앱을 찾고 결제금액을 기입하고…, 어찌 생각하면 관람료(2500원) 50%를 할인받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 ‘새로움’을 만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들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소상공인 지원 대책으로 경남은 지난해 연말 창원시의 시범·도입을 시작으로 올해 3월 20일 전 시·군으로 확대·시행 중이다. 새로운 결제수단인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소상공인 가맹점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소상공인의 계좌로 구매대금이 직접 계좌 이체되는 간편결제시스템으로 중간 단계의 신용카드사와 부가통신사업자(VAN) 등이 없어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0%(8억원 이하)대로 줄어든다. 대신 사용자는 연말정산시 소득공제 40%의 혜택이 부여된다.

    시범서비스 초기 223개소였던 가맹점은 점점 늘어 7월 말 기준 2만5000개 가맹점을 넘어설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CU·GS25 등 5대 편의점과 하나로 마트 등 3300개에 이르는 업체들이 가맹점에 가입했고, 파라바게트·롯데리아·엔젤리너스 등 일부 체인점에서도 제로페이를 도입하고 있어 연내 체인점에 제로페이가 도입되면 가맹점 확대와 제로페이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입 초기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가맹신청서를 간소화하고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가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나름 심혈을 기울인 결과로 보인다.

    또한 현장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된 결제방식도 새롭게 개선했다. 결제시 소비자가 QR코드를 촬영하고 금액을 입력하는 고정형 결제방식에서 소비자가 QR코드만 제시하고 가맹점 POS기가 QR코드를 읽으면 결제가 완료되는 POS기 방식(변동형) 결제방법을 지난 5월부터 각 편의점을 시작으로 도입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였던 소비자 유인책으로 이용자에 대한 소득공제 40%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우선 제로페이 경남을 이용하는 도민들에게 도내 공공·문화시설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달부터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경남사랑상품권을 발행해 소비자에게 상시 5% 할인 이벤트를, 제로페이 가맹점에는 매출액과 상관없이 결제수수료 무료혜택을 제공한다고 한다. 더욱이 오는 9월부터는 공공기관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법인 제로페이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중교통 결제 서비스도 도입한다. 제로페이 포인트 시스템에 교통결제 충전기능을 탑재해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택시부터 우선 도입하고 버스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제로페이와 신용카드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소비자가 서로의 장단점을 잘 활용해 사용하면 그만이다. 다만 한 가지 지역의 침체된 경제와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한 번쯤 고민하고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이준희(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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