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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와 블랙 스완 효과- 허승도(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9-08-21 20: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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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조(白鳥)라고 하면 하얀 백조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선입견이고 고니과에 속하는 백조는 흑조(黑鳥)도 있다. 영국의 자연학자 존 라삼이 1697년 호주에서 검은 백조(black swan)를 발견한 후 백조는 흰색이라는 기존의 선입견은 일거에 무너졌다. 당시 사람들에게 검은 백조는 큰 충격을 주었다. 검은 백조 발견으로 ‘블랙 스완’은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이란 의미를 갖게 됐다.

    ▼2001년 9·11테러,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블랙 스완’이라는 용어가 경제분야에서 많이 회자됐다. 레바논 출신의 투자 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사건의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예상하지 못한 충격과 파급 효과가 있는 것을 ‘블랙 스완 효과’로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요즘 블랙 스완 효과는 경제분야 외에도 전쟁과 자연재해 등에도 적용되고 단 1%의 가능성까지 예측하라는 경고(警告)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모레까지 연장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한·일 간 쟁점으로 부상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3종을 수출규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고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경제 보복을 단행하자 우리 정부가 맞대응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궁합이 잘 맞는 일본과 미국은 지소미아는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지소미아 파기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남북 간 전쟁을 경험한 우리는 지소미아 파기로 발생할 수 있는 블랙 스완 효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1950년 미국이 태평양 방위선을 알래스카-일본-오키나와-필리핀으로 하는 ‘애치슨 선언’을 한후 6·25전쟁이 터졌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일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라고 한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반도를 제외한 제2의 애치슨 라인을 그을 수도 있다.

    허승도(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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