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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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드릴 것 - 조예린

  • 기사입력 : 2019-08-22 07: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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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물을 치운다

    눈빛만 살고

    죽은 것 같은 육체를

    조심조심 만진다

    놓치면

    행성 하나를 깨뜨릴 것처럼

    가만가만 거둔다

    진땀이 흐른다

    힘으로 섬길 때

    나지 않던 땀이다

    비로소

    환해진다

    사람에게 드릴 것은

    ‘힘’이

    아니다

    ☞ 가만히 있어도 연신 땀이 쏟아지던 삼복염천을 별 탈 없이 무사히 건넜지만, 아직까지도 불볕더위가 남긴 열기는 좀체 식어들 기색이 없는 날들이다.

    영장류인 사람은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한 생체조절기능으로 땀을 흘리기도 하지만, 보통 다양한 움직임이나 쓰임 등으로 땀을 배출하고 그 땀을 노력과 희생의 대가로 표현하기도 한다.

    시인은 오늘 병석에 누워 거동조차 하기 어려운 환자를 ‘놓치면 행성 하나를 깨뜨릴 것처럼’ 조심조심해 씻기고 닦으며 마음이 환해지는 진땀을 흘린다.

    그리고 ‘힘’에 무릎 꿇고 흘리는 땀과 ‘참된 사랑과 섬김’으로 흘리는 땀의 깊이를 말하며 우리를 경건하게 한다. 강신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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