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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열단, 항일의 불꽃- 일제 간담 서늘케한 무장투쟁사

의열단 창단 100주년 맞아 30여년 활동상 담아

  • 기사입력 : 2019-08-23 07: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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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독립운동단체 조선의열단의 활동사다. 이 단체의 김원봉 단장은 밀양 출신인데다 영화 등을 통해 종종 등장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편이다.

    의열단은 1919년 11월 10일,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 조선 열혈청년 13명(김원봉, 곽재기, 강세우, 권준, 김상윤, 배동선, 서상락, 신철휴, 윤세주, 이성우, 이종암, 한봉근, 한봉인)이 중국 지린성에 모여 항일독립운동 결사체를 결성하면서 시작된다. ‘정의로운(義) 일을 맹렬히(烈) 실행하는 단체(團)’라는 뜻의 의열단은 창단 때부터 마땅히 죽여야 할 7가지 대상(7가살)과 5가지 파괴 대상(5파괴)을 정했다. 7가살 대상은 조선 총독 이하 고관, 군부 수뇌, 대만 총독, 매국적, 친일파 거두, 적의 밀정, 반민족적 토호열신이고, 5파괴 대상은 조선총독부, 동양척식주식회사, 매일신보사, 각 경찰서, 기타 왜적의 중요 기관이다.

    광복군 제1지대원들. 조선의용대는 광복군에 편입되면서 광복군 제1지대로 편제됐다.
    광복군 제1지대원들. 조선의용대는 광복군에 편입되면서 광복군 제1지대로 편제됐다.

    의열단은 창단 이후 10년 동안 일제 경찰서 폭파, 일본군 고위 장교 저격, 수탈기관 폭파, 일왕 거주지 폭탄 투척, 밀정과 변절자 암살 등 크고 작은 의열투쟁을 34번이나 벌인다. 단원들은 일제 군경과 밀정들에게 쫓기고, 수시로 황천길을 넘나들었지만 한 사람도 변절하거나 투항하지 않았다. 이들은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을 뿐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장투쟁으로 일제가 가장 두려워하고 증오한 항일단체였다. 이후 암살과 파괴 투쟁의 한계를 절감하고, 변화하는 세계정세 변화에 맞춰 ‘폭력투쟁에서 대중운동으로’ 방향을 바꾼 의열단 지도부는 조선혁명정치간부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는 의열단 교육기관이자 의열단 양성소였다. 시인 이육사(1904~1944)와 음악가 정율성(1914~1976)도 이 학교 출신이다.


    1934년 한국독립운동사에 큰 방점을 찍은 최대 규모의 좌우연합 정당인 민족혁명당이 만들어진다. 대표는 김규식이었으나 실권자는 당세가 강한 김원봉이었다. 1930년대 후반 중국 관내 독립운동 진영은 김구의 한국독립당과 김원봉의 민족혁명당 양대 세력이 주축을 이루게 된다.

    민족혁명당 간부들은 내외 정세 변화를 지켜보다 1938년 10월 10일 ‘조선의용대’를 창설한다. 조선의용대는 사실상 의열단의 후신으로 외교론이나 실력양성론에 실망했던 무장투쟁론 계열 독립운동가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특히 이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광복군을 서둘러 창군하게 하는 간접적인 효과를 낳았다. 나중에는 광복군의 인적자원 보충원이 되어줬다. 또 조선독립동맹 산하 조선의용군의 실질적인 조직기초이자 충원기반으로도 기능했다. 그러나 조선의용군은 충칭파(임시정부 측)와 옌안파로 나뉘어 해방 후에 충칭파는 서울로, 옌안파는 평양으로 각각 입국하면서 비극을 맞았다. 의열단 전통은 해방 뒤에도 이어졌다. 상대는 왜적에서 국내 독재자로 바뀌었다. 1952년 6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6·25기념식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저격하려 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 이가 의열단원 유시태였다. 유시태의 시도는 총알이 발사되지 않아 무위로 끝났다.

    저자는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해 의열단 창단에서부터 민족혁명당, 조선의용대로 이어지는 ‘의열단’의 역사를 다뤘다. 의열단과 그 후계 단체들도 제이름을 찾고 정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삼웅 지음, 두레 펴냄, 1만8000원.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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