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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를 귀감으로 삼아야 할 때- 이창하(시인)

  • 기사입력 : 2019-08-26 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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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자호란 때, 김상현은 척화를 최명길은 화친을 주장하였다. 사람들은 김상현이 의로운 사람이고 최명길은 실리를 추구하는 인물로 생각하지만 역사에서는 최명길에게 더 많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명분을 추구하다가 좋지 못한 결말을 보는 것 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후일은 도모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직전 전쟁의 기미를 파악하고자 정사인 황윤길과 부사인 김성일에게 정황을 살피고 돌아오게 한 선조에게, 전쟁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하는 황윤길과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김성일의 보고를 받게 된다. 일년후 선조는 전쟁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8년 전쟁이 발발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게 된다. 후일 유성룡이 사사로운 자리에서 김성일에게 재차 전쟁의 조짐을 묻자 김성일은 ‘제가 어찌 왜적이 쳐들어오지 않으리라고 꼭 집어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온 나라가 놀라고 두려워하며 민심이 흉흉해질까 봐 그렇게 말했습니다.’라고 징비록에 기록되어 있다.

    작년 강제징용 문제가 불거질 때부터 일본이 우리나라에 경제적인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었지만 정부는 대책 없이 수수방관을 해왔고 결국 오늘날 같은 참변이 일어나게 되었다. 지금 일본에서는 각종 첨단 산업을 앞세워 우리의 경제를 흔들고 있는데 우리는 겨우 농수산물이나 일본관광과 일제 상품 불매로 대응을 하고 있으니 착잡하기 그지없다. 지금의 위정자들은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여 죽창가로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다. 이미 감성에 사로잡힌 국민들은 무조건적인 애국심만으로 이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앞서 김상현과 최명길 중에서 누구를 따라야 할 것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또한 우리를 도와 줄 영원한 우방은 없다. 글로벌 경제 균열이라며 주변국에 도움을 바라는 눈치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국의 이익에 얼마나 유리한지를 먼저 따지는 것이 오늘날의 국제정세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이 우리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역할은 아무 것도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뭔가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낮부터 술이나 퍼마시고 있는 여야 국회의원들은 석고대죄를 해야 할 것이며, 이런 정신을 가진 인사들이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정계은퇴를 했으면 좋겠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선조가 초야에 묻혀 있던 황윤길을 병조 판서로 발탁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행방불명이 된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역사는 기억하기 위해서 존재하기도 하겠지만, 귀감으로 삼기 위해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창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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