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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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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마산어시장축제와 전어- 최기철(마산수협 조합장)

  • 기사입력 : 2019-08-26 2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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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 23일 ~ 25일 ‘마산어시장 축제’가 마산어시장 일원에서 개최됐다.

    지난 2000년 10월6일~8일 열린 마산전어축제로 시작된 마산어시장 축제는 19년 역사가 말해주듯 전국최고의 수산물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회 어시장 번영회가 주관하던 ‘마산전어축제’가 ‘마산어시장축제’로 그 명칭이 왜 바뀌었을까. 2000년 당시 마산어시장은 전국유통물량의 80%를 공급하는 전어의 집산지로 그 명성이 전국에 알려져 있었을 뿐 아니라 전어 어획 방식인 석조망(후리) 방식의 발상지로 유명했기에 마산이 전어의 본고장임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생태환경의 변화는 우리나라 서남해안 근해성 물고기인 전어가 남해안 일원에서 고루 분포되고 어획량 역시 들쑥날쑥하면서 부산명지, 삼천포, 술상, 전남보성, 충남서천, 전남광양, 보령무창포 등 남해안 일대에 전어축제가 러시를 이루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축제의 병목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마산어시장 축제의 명칭 변경은 전어, 아구찜, 복, 미더덕 등 건어물을 통칭하는 수산물 축제로 전국에 그 명성을 알리게 된다. 한데 왜 사람들은 가을전어의 향수에 목말라할까.

    전어(錢魚), 이름 그대로 사는 사람이 돈 생각을 잃게 만든다는 풍미 가득한 맛 때문일 것이다. 7월15일 전어금어기가 풀리면 연한뼈와 함께 먹는 여름전어가 미식가의 입맛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이때 대부분의 전어는 세꼬시(뼈째 썰은 회)로 풍부한 칼슘섭취와 고소한 식감으로 해안도시에서는 전어국수로 먹기도 한다. 추석 전후가 되면 여름 성장기를 지난 ‘깨가 서말’인 불포화지방과 살점이 고소한 가을전어의 성찬이 시작된다. 이때는 주로 포로 떠서 횟감을 만들고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가 가을 대하와 함께 밥상에 오른다. 이즈음 남해안 인근 방파제에는 전어 낚시가 불야성을 이루고 전어 굽는 냄새로 방파제 인근은 초겨울까지 몸살을 앓는다. 늦여름의 끝자락 전어구이의 향기 타고 오는 맛과 멋 그리고 가을, 당신의 가을 속에는 전어가 있습니까?

    최기철(마산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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